[신나는 공부]자기주도 학습전형 학습계획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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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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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분명히, 독서체험활동은 최대한 구체적으로
면접… 명심! 한두 가지 질문으로도 서류 내용 진위 바로 드러나
수상 실적?… 교과부 “어떤 인증시험-대회 성적도 절대 가산점 안 준다”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국제고에 지원하려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요즘 초미의 관심사는 올해 처음 실시되는 ‘자기주도 학습전형’이다. 인증시험, 지필고사 형태의 구술면접을 평가해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유발하던 종전 방식과 달리 내신 성적과 면접에 기초해 잠재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전형. 지원자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자기주도 학습능력)이 있는지 평가한다.

2011학년도 외국어고(31개교)와 국제고(6개교), 과학고(19개교), 자율형사립고(10개교), 자율학교(5개교) 입시에 전면 도입된다. 올해 이들 고교 입시의 당락은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얼마나 이해하고 대비하느냐에 달렸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방법은 무엇일까? 입학사정관은 어떻게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했는지 알아챌까? 학습계획서와 추천서는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까?

자기주도 학습전형에 관한 학생과 학부모의 궁금증을 자기주도 학습전형 평가지침을 마련한 교육과학기술부 구자문 학교제도기획과장에게 물었다.》
학습계획서…인상적인 몇 가지 사례를 어필하라!

자기주도 학습전형에서 중요하게 평가되는 것은 학습계획서, 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다. 입학사정관은 학습계획서를 통해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역량과 과정을 평가한다. 학습계획서는 △지원동기 △학습과정 및 진로계획 △봉사·체험·독서 활동에 관해 각 600자로 서술한다. 지원동기에는 ‘왜 이 학교에 지원하는지’ 이유를 분명히 제시한다. 일부 최상위권 학생 중에 단순히 높은 성적에 맞춰 자율고, 외고, 국제고에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구자문 과장은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학생은 성적이 좋아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의 목표는 ‘Self-Directed Learning’ 즉 스스로 자신의 학습을 지도하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 목표가 불분명하면 스스로 공부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뿐 아니라 진학 후에도 쉽게 포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가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일찌감치 자신의 관심 분야와 적성을 발견했다면 관련 경험을 구체적으로 기재할수록 좋다. 학교 진로상담교사, 담임교사, 학부모와 고민한 끝에 결정한 진로도 좋다. 어떤 목표를 가졌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분야의 책을 읽고 어떤 체험활동을 했는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독서·봉사·체험 활동에 관한 문항에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담지 않아도 된다. 구 과장은 “실제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대상으로 모의평가를 한 결과 각각 두 가지 정도의 사례만 들어도 경험을 설득력 있게 어필할 수 있었다”면서 “산만하게 많은 내용을 쓰는 것보다 한두 가지에 관해 인상적인 내용을 쓰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추천서는 어떨까? 가장 좋은 추천서는 입학사정관이 읽었을 때 지원한 학생의 특성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작성된 것이다. 교사 추천서 항목은 △학생의 전공 및 진로계획에 대해 평가할 것 △지원학생의 자기주도 학습과정을 교사의 관점에서 평가할 것 △지원 학생의 봉사 및 체험활동에 대해 평가할 것 △학교의 독서활동 지도 내용을 서술하고 활동에 대한 자세한 경험을 평가할 것 등 4가지다. 구 과장은 “추천서는 학교에서 지원자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교사가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꼭 담임교사가 아니더라도 교과 담당 교사, 1, 2학년 때 가르쳤던 교사도 쓸 수 있으며 진솔하게 써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학습계획서와 추천서의 항목이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눈치챘는가? 입학사정관은 학습계획서, 추천서를 종합적으로 평가, 검증한다.

학습계획서, 추천서 내용 다르면 확인질문 피할 수 없어

자기주도 학습전형의 변별력은 면접에 있다. 자기주도 학습전형 2단계에선 내신 성적(160점)+면접(40점)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언뜻 내신 성적이 평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외고의 영어내신 산출 방식을 보자. 등급 간 환산점수차는 1.6점이다. 중2, 3학년 4학기 영어내신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과 모두 2등급을 받은 학생의 점수차는 6.4점. 내신 성적 총점인 160점 중에 단 6.4점 차다. 이 때문에 변별력은 면접에서 발생한다. 입학사정관은 면접을 통해 서류에 기재된 내용이 자기주도적으로 노력한 결과인지 확인한다.

올해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실시하는 고교의 입학사정관은 학생을 대상으로 수차례의 모의 면접을 했다. 사교육을 받은 학생,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한 학생을 섞었다. 학습계획서와 추천서, 학생부 내용도 모두 달랐다. 구 과장은 “모의면접을 해보았더니 입학사정관이 한두 번의 질문을 던져도 서류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사교육으로 만들어진 학생인지 아닌지를 판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습계획서의 내용과 학생부, 추천서의 내용이 다를 경우 날카로운 추가질문을 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과정에 대한 항목에 대해 학생은 ‘학교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을 집중해서 들으며 말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선생님께서 칠판에 적는 내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시간관리를 철저히 해서 자투리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단어를 외웠다’고 썼다. 반면, 추천서의 ‘지원학생의 자기주도 학습과정을 평가하라’는 항목에 관련 내용이 드러나지 않거나 빈약하다면 면접관은 학생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밖에 없다.

일부 학원가에서는 “‘토플 117점을 받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외국어를 좋아해 어학시험에 응시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돌려서라도 어필하는 것이 좋다”고 지도한다. 과연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자기주도 학습전형은 올해 처음 도입되는 선발방식인 것과 동시에 국가적인 차원의 역점 교육 정책이다. 구 과장은 “입학사정관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수백 번의 연수를 통해 어떤 인증시험, 대회 수상 실적도 가산요인이 되지 않도록 주지시켰다”면서 “드러낼 경우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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