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안양외고 3학년 신동윤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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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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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통 알수없던 詩… 이미지 떠올리면서 읽었더니 이해됐죠”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신동윤 군.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신동윤 군.
《동아일보 교육포털 이지스터디(www.ezstudy.co.kr)가 최근 진행한 ‘제1회 나만의 성적 향상기 공모전’에서 고등부 은상을 차지한 신동윤 군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경기 안양외국어고 일본어과 3학년 신동윤 군(17·사진)은 고등학교 1학년 3월에 치른 첫 모의고사에서 언어영역 4등급이 나왔다. 수리는 2등급, 외국어 영역은 1등급이었다.

“어렸을 때 컴퓨터 게임과 TV에 빠져 지내느라 책을 많이 읽지 않았어요. 그래서인지 시를 읽어도 시인이 말하려는 당초 의도가 뭔지를 파악하기 힘들 때가 많았어요.”

신 군에게 언어란 과목은 ‘장애물’과 같았다. 낮은 언어 점수로 충격을 받은 신 군은 일주일에 4회씩 언어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풀었다. 틀리는 문제가 있으면 오답노트를 만들어 정리하고 틀린 문제는 다시 풀었다. 그해 6월 모의고사에서 언어영역은 2등급으로 올랐다. 신 군은 언어를 단기간에 잘하게 됐다는 생각에 긴장의 끈을 잠시 늦췄다.

“8월 모의고사를 봤는데 다시 4등급이 나왔어요.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도 없이 문제풀이와 유형에만 익숙해지는 공부법에 한계가 온 것이지요.”

신 군은 공부법을 바꿨다. 문제집을 푸는 대신 수업시간 선생님이 작품에 대해 들려준 해석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교과서에 나온 시를 반복해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 이해가 안 되면 반복해서 읽었어요. 시 속에 사용된 단어나 시 전체가 어떤 느낌과 감정으로 다가오는지를 중시하면서 읽었어요. 예를 들면,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를 보면서 ‘가라’라는 말이 이 시에서 왜 자주 사용되는지 생각했어요. 시에 쓰인 단어들을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떠올리면서 읽었어요.”

비문학의 경우 시험에서 신 군은 한두 문제를 풀지 못한 상태로 답안지를 낼 때가 많았다. 지문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지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신 군은 ‘그러나’나 ‘따라서’ 같은 접속사에는 세모나 동그라미로 표시하고 중심 문장은 형광펜으로 표시하면서 읽었다.

“접속사 다음엔 중요한 문장이 나오거나 문장의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따라서’ 다음엔 주장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 주의 깊게 살펴봤어요.”

1학년 9월 모의고사에서 신 군은 처음으로 언어영역 1등급을 받았다.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성적은 전국 1% 안에 들었다. 신 군은 언어영역을 더 는 ‘걸림돌’로 생각하지 않게 됐다. 3학년 3월 치른 모의고사에서도 언어, 수리, 외국어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언어로 고생한 신 군이지만, 수학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변함없이 1등급을 유지했다. 초등학교 때 수학문제를 잘 풀면 칭찬을 받는 게 좋아서 수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신 군은 고등학교 때 수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고1땐 제18회 한국수학경시대회(KMC)에 참가해 입상했다.

고2 땐 대만국제수학협회(IMC) 주최 국제수학올림피아드와 제18회 성균관대 주최, 동아일보 후원 전국 영어·수학학력경시대회에서 입상했다. 신 군은 좋아하는 과목을 잘하는 과목으로 만들기 위해 쉬운 문제라도 꼼꼼하게 풀며 개념을 정리했다. 수학 서술형 평가를 준비하면서 교과서에 나온 풀이과정을 통째로 외우기도 했다.

문제를 틀린 이유와 더불어 ‘제발 문제 좀 주의 깊게 읽자’ 등 스스로 다짐하는 글을 적어넣은 신 군의 수학 오답노트.
문제를 틀린 이유와 더불어 ‘제발 문제 좀 주의 깊게 읽자’ 등 스스로 다짐하는 글을 적어넣은 신 군의 수학 오답노트.

신 군은 수학 교과서를 5회까지 반복해 살펴봤다. 처음 볼 땐 문제 하나하나에 담긴 개념을 파악했고, 두 번째 볼 땐 아는 문제의 풀이과정을 머릿속에 그리며 풀리지 않는 문제만 따로 풀었다. 세 번째는 틀린 문제만 다시 풀었고, 그래도 틀린 문제는 네 번째, 다섯 번째 반복해 풀었다. 오답노트를 정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틀린 문제마다 틀린 이유와 함께 ‘문제가 길면 그 안에 답이 있다’, ‘계산실수도 실력인데 암산을 하지 말아야겠다’, ‘제발 문제 좀 주의 깊게 읽자!’처럼 자신에게 거는 ‘암시성’ 글들을 적었다.

신 군은 초등 6학년 때 ‘우주의 탄생’을 주제로 한 TV 다큐멘터리를 본 것이 계기가 되어 우주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신 군은 외국어 실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안양외고에 지원했다.

외국어 영역은 모의고사 1, 2등급을 오가는 수준. 신 군은 잘 외워지지 않는 영어단어들을 골라 포스트잇에 적은 뒤 눈에 띄는 곳마다 붙여놓았다.

“단어가 잘 외워지지 않아서 힘들었어요. ‘미신(superstition)’이란 단어도 잘 외워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책상에 앉아 수학공부를 하다 고개를 돌리면 바로 ‘미신’이란 단어를 볼 수 있도록 책장에 붙여놓았어요. 컴퓨터 게임을 하다 모니터 옆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을 보며 영어단어를 소리 내어 읽기도 했어요.”

수능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최 군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입 수험생활을 하고 있을까?

“수업시간에 잠이 오거나 집중이 안 될 때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는 제 모습을 상상해요. 잠을 쫓기 위해 보온병에 찬물을 넣어 다니면서 마시거나 엉덩이를 살짝 들고 일어나 불편한 자세로 서있기도 해요. 꿈을 이루기 위해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정석교 기자 stayfun@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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