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경쟁력 강화 위해 교수인사 시스템 개혁 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한양대 “잘 가르치면 석좌교수로” 아주대 “타 대학보다 실적 좋으면 연봉 인상”

‘철밥통’으로 인식돼온 교수 인사 시스템을 개혁해 학교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대학들의 노력이 분주하다.

한양대는 27일 뛰어난 강의 실력을 인정받은 전임교수에 한해 정년(만 65세) 이후에도 70세까지 강의할 수 있도록 석좌교수로 임명하는 ‘교육 석좌교수제’를 올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석좌교수는 전임교수보다 국내외 저명인사 또는 연구 업적이 뛰어난 권위자를 앉히는 자리였다. 전임교수를 석좌교수에 앉힐 때도 강의 실력보다 연구 실적이 우선이었다. ‘교육 석좌교수제’는 강의 실력이 알파고 오메가다. 정년 이전 5년간(59∼64세) 학생들이 한 강의 평가 점수가 A 이상이고 매년 실시하는 졸업예정자 설문조사에서 후배에게 추천하고 싶은 강의로 뽑혀야 석좌교수로 임명될 수 있다. 직접 지필한 강의 교재도 있어야 한다. 한양대는 “교육 석좌교수제 도입으로 상대적으로 석좌교수가 되기 어려웠던 인문사회계열 교수들도 석좌교수가 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아주대도 이날 대학 간 상대평가에 기반한 교원 능력별 연봉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의 각 대학 연구 실적을 근거로 전공별 국내 상위 20개 대학을 선정하고, 아주대 해당 전공 교수의 실적과 비교해 능력별 연봉 기준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신규 임용 3년차까지는 연봉 100%를 지급하며 임용 이후 3년간 평균 연구 실적을 평가해 교수 개인별로 80∼120% 범위에서 연봉을 조정하게 된다. 올 1학기에 임용된 교수부터 적용되며 재직 중인 교수도 능력별 연봉제를 선택할 수 있다. 아주대는 “대학 간 상대평가 개념을 도입한 능력별 연봉제는 국내 최초”라며 “다른 대학은 업적급 또는 성과급 등 제한적인 연봉 차등만 두지만 우리는 연봉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사립대를 중심으로 사실상 탈락자가 거의 없는 테뉴어(tenure·정년보장) 제도를 손보려는 대학도 적지 않다. 한 대학 관계자는 “테뉴어 문제를 그냥 넘기면 대학 구조조정은 실패하고 말 것”이라며 “교수들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하는 대학이 많은 걸로 안다”고 전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