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광주 운리중 2학년 정주환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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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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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뉴스를 볼 때마다 아나운서가 어떻게 진행하는지를 유심히 봐요. ‘언젠가 나도 저 자리에 있을 거야’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우며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하죠. 마이크를 잡으면 자신감이 생기고 신나요.”
광주 운리중학교 2학년 정주환 군(사진)은 아나운서가 되는 게 꿈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꿈은 더 확고해졌다. 정 군은 교내 방송반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실전경험을 쌓았다. 내년에는 국어능력인증시험에 도전할 계획이다.
당초 정 군은 중학교 입학 후 처음 치르는 시험인 반 배치고사에서 370여 명 중 110등을 했다.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1학년 1학기말 성적을 전교 40여 등까지 올렸다.
자만에 빠졌고, 금세 60여 등으로 밀려났다.
다시 공부에 몰두한 정 군은 2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평균 95점을 받아 전교 26등을 차지했다.
등수를 떠나서라도, 정 군은 주요과목에서 괄목할 성장을 했다. 특히 1학년 때 70점 안팎이던 영어과목은 1년여 만에 94점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내 꿈은 아나운서… 똑똑한 앵커 되려면 스스로 열공해야죠”

○ 아나운서를 향한 꿈, 현재의 나를 바꾸다

정 군은 초등 6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종합학원에 다녔다. 중학교 과정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중학교 배치고사 성적이 전교 100등 밖으로 나왔고, 이후 1년 간 정 군은 하루 4시간씩 학원에서 보냈다.

국어 영어 수학은 물론 도덕 한문 등 전 과목을 수강했다. 학원 시스템에 맞춰 예습을 하고 학교내신시험을 준비했다. 성적은 40∼50등으로 그럭저럭 괜찮았다. 하지만 등수에 비해 정작 주요과목 성적은 좋지 않았다. 영어성적은 60점대까지 떨어졌다.

1학년 말에 학원을 그만뒀다. 종합학원은 부족한 교과나 단원을 보충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길러야 고등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엄마의 조언도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한 몫 했다.

“마음 내키는 대로 공부할 때가 많았어요. 이전에 어느 부분을 공부했는지 잘 몰라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헤매기 일쑤였죠. 아는 내용을 반복해 공부하다 보니 학습 진도가 잘 안 나갔어요.”

고민한 정 군은 드디어 해결책을 찾았다. 1개월 단위로 학습계획표를 짜기로 한 것. 하루, 일주일 단위가 아닌 한 달을 고집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대부분의 교과는 평균 3, 4개의 소단원으로 구성된 점에 착안해 ‘한 주에 한 개의 소단원 끝내기’ 같은 목표를 세운 것.

○ ‘1주일=소단원 1개’ 학습전략

정 군은 1주일에 과학교과서의 소단원 하나를 읽으면서 내용 흐름을 파악하고 용어의 개념을 익혔다. 예를 들어 중학교 2학년 교과서의 대단원 ‘전기’에 처음 나오는 용어인 ‘원자핵’이나 ‘전자’의 뜻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갔다. 그 다음은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나눠준 프린트물을 꼼꼼히 복습했다. 교과서나 문제집에 잘 나오지 않는 내용은 물론 관련 문제까지 수록된 프린트물은 학교시험뿐 아니라 심화학습에도 도움이 됐다.

대부분의 학생은 수학적 지식을 적용한 과학문제를 매우 어려워한다. 정 군은 “뜻을 정확히 익히고 반드시 머릿속에 집어넣은 후 문제를 풀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중학교 2학년 교과서 ‘물질의 특성’ 단원에서는 ‘용해도 차이를 이용해 석출량을 구하는’ 문제가 빠짐없이 출제된다. 이때 용해도는 ‘용매에 녹을 수 있는 용질의 양’이며, 석출량은 ‘용해가 되지 못하는 양’이란 개념정의가 입에서 술술 나올 정도로 외운 것. ‘오투’ ‘일등예감’ 같은 문제집은 물론 학교내신 기출문제집도 풀면서 문제적응력을 키웠다.

정 군은 “수학공부도 용어 이해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만약 도형 문제에서 ‘무게중심’이 나왔다고 하자. 눈짐작으로 무게중심을 찾지 않고 ‘삼각형의 세 중선이 만나는 점’을 떠올리며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것.

정 군은 답을 얻을 때까지 혼자 힘으로 수학문제를 풀었다. 잘 안 풀리는 문제는 교과서나 참고서를 들춰보며 어느 단원과 관련되는지를 파악했다. 쉬운 문제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어떤 형태로 변형돼 출제되더라도 틀리지 않도록 적용된 개념을 꼼꼼히 복습했다.

○ 교과 흐름을 알면 오래 기억된다!

국어과목은 교과서를 읽고 내용을 파악한 뒤 자습서를 보면서 세부 내용을 이해했다. 수업을 마친 후 1, 2일 이내에 배운 내용을 점검했고, 1주일 후 다시 복습했다.

‘생활국어’를 배울 땐 선생님의 얘기를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생활국어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높임말이나 맞춤법, 발음은 같지만 뜻은 다른 말 등을 다룬 책. ‘손으로 시작하는 관용어를 쓰시오’란 문제가 있다고 하자. ‘손에 걸리다’, ‘손이 맵다’, ‘손이 더럽혀지다’ 등 답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모든 예를 외울 수는 없는 법.

정 군은 “자습서는 설명이 잘돼 있는 만큼 외울 내용이 많아 무작정 펼쳤다가 도중에 공부를 포기한 적이 많았다”면서 “수업시간에 필기한 내용을 본 뒤에야 자습서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영어공부의 핵심은 ‘무한반복’. 문법과 단어는 완벽히 외울 때까지 틈나는 대로 복습했다. 교과서와 수업시간에 필기한 노트를 읽고 또 읽었다. 뜻이 비슷한 숙어나 표현을 최대한 묶어 외웠다.

기술·가정과목의 경우 소단원의 제목만 보고도 무슨 내용인지 연상하는 연습을 했다. 이들 과목은 기어, 베어링 같은 용어나 마름질(옷감을 치수에 맞춰 자르는 일) 등 평소 잘 접하지 않는 내용이 많아 기억이 잘 나지 않았던 것. 노트필기를 아무리 잘해도 다음번에 볼 땐 암호를 보는 듯했다.

이때 정 군은 단원의 제목에 들어있는 키워드들을 쏙 뽑아낸 뒤 키워드와 연관된 교과내용을 차례로 떠올리는 ‘연상법’을 구사해 ‘맥’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예를 들어 2학년 기술·가정 교과서에는 대단원 ‘자연의 관리와 환경’에서 ‘자원의 활용과 환경’이란 소단원이 나온다. 이 소단원을 공부할 때는 ‘자원’ ‘활용’ ‘환경’이란 3개 키워드를 상기하면서 △가정자원의 의미 △환경오염의 종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대책 등과 연관지으며 공부하는 것이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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