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외국어영역 지문 길고 독해 어려워…시간 부족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2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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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교시는 '물', 3교시는 '불'이었다."
1, 2교시까지는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문제를 풀었다. 막히는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크게 어려운 문제는 별로 없었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일반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외국어 영역은 달랐다. 입시 업체도 대부분 지난해보다 어렵다고 평가했다. 과학탐구도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언어 영역=지난해 수능이나 6, 9월 모의평가와 전체 난도는 비슷하지만 비문학 영역이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정보 정보학원장은 "비문학 지문이 어렵고 추론이 필요해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았을 수 있다"며 "하지만 점수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의고사 때 언어 영역 평균 2등급을 받았다는 재수생 전시은 씨(19·세화고 졸)는 "직렬, 병렬을 다룬 기술 지문이 낯설고 까다로웠다"며 "문제 자체가 어렵기보다 시간이 부족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역시 평균 2등급을 받았다는 김동환 군(18·양재고 3년)도 "지행론을 다룬 윤리 지문이 어려웠다. 지문 길이는 평소보다 긴 것 같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수리 영역=수리는 '가', '나'형 모두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6,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도 더 쉽거나 비슷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새로운 유형이나 고난도 문제가 예년보다 줄었다는 것이 이유다.

유병화 고려학원 평가이사는 "평가원이 '가'형 응시자들이 어려워하는 공간도형이나 벡터는 평이하게 출제한 반면 상위권의 변별력을 위해 하나의 개념을 깊이 있게 다룬 문제들을 포함시킨 것 같다"며 "'나'형은 모의평가에서 다룬 내용들이 나와 체감 난도도 낮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형을 본 학생 사이에서는 원 넓이가 나오는 무한등비급수 문제가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형에서는 함수 간의 관계를 가지고 미분 가능성을 예측하는 문제가 고난도로 꼽혔다. 울산대 의대 수시 모집에 1차 합격한 최진미(18·여의도여고 3년) 양은 "'미분과 적분'에서는 마지막 두 문제가 까다로웠다"고 전했다.

▽외국어 영역=시간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빈칸 문제가 늘어났고 지문 길이가 전체적으로 길어진 영향이 컸다. 평소에 전 영역 1등급을 받는다는 재수생 오승록 씨(19·대원외고 졸)는 "아주 어려운 모의고사 수준이었다. 초반 문법은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뒤로 갈수록 어려웠다"고 말했다. 외국어 영역 평균 2등급이라는 이주희 군(18·중앙대부속고 3년)은 "문장 구조를 일부러 꼬아놓은 것 같아 독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특히 배점이 높은 문제가 어렵게 출제돼 실제 점수 하락폭은 수험생들이 느끼는 것보다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까다로운 빈칸 유형 문제 5개 중 두 문제가 3점 문제였다. 또 속담·격언 문제도 몇 년 만에 나와 미처 준비를 못한 학생은 더 어렵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탐구영역=사회탐구는 국사, 경제지리에 어려운 문제가 있었지만 대체로 6,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하거나 쉬웠다는 평이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역대 수능 문제, 평가원 모의고사와 유사한 유형의 문제가 다수 출제돼 지난해보다 난도가 낮아졌다"고 평했다.

과학 탐구는 지난해보다 약간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과목별로 어려운 문제가 섞여 있어 상위권 수험생 사이에 변별력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박완규 문정고 교사는 "점수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과목당 1, 2점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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