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몰려있는데 평균은 기대이하… 수도권 학생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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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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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최상위권 배출 분석
최상위권 1위 서울 강남구
평균점수 전국 14위 그쳐
거창은 중위권 상향 평준화
평균점수 8위 최상위 82위


최근 5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 대비 수능 3개 영역(언어 수리 외국어)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최상위권’ 수험생 비율 상위 50위 지역과 3개 영역 평균 점수 상위 50위 지역을 비교해 보면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난다. 평균 점수가 높은 지역이라고 해서 최상위권 학생 비율이 높지는 않았던 것. 수도권 기초자치단체는 평균 점수에서는 상위 50위 안에 8곳만 이름을 올렸지만 최상위권 수험생 비율에서는 상위 50위 안에 24곳이나 진입시켰다.

▶본보 19일자 A3면 참조 상위 50위 지역중 도시 아닌 곳 거창-화순-담양-영양 4곳뿐

○ 평균 점수와는 다른 최상위권 비율

232개 시군구 가운데 5년간 최상위권 수험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서울 강남구는 3개 영역 평균 점수에서는 14위다. 강남구에서 최상위권 수험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휘문고는 최상위권 수험생 비율에서는 전국 17위지만 3개 영역 평균 점수에서는 155위다. 강남구 2위인 경기고도 마찬가지로 격차가 크다. 최상위권 수험생 비율로는 20위지만 3개 영역 평균 점수로는 200위다.

경기 성남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성남은 3개 영역 평균 점수로는 전국 67위지만 최상위권 수험생 비율로는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9위다. 여기에는 최상위권 수험생 비율 27위인 서현고와 51위인 낙생고의 힘이 컸다. 하지만 3개 영역 평균 점수에서 서현고는 79위, 낙생고는 397위다.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학교 내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 간 성적 차가 커지면서 중위권이 빈약해지는 ‘M자형’ 구조가 굳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반대로 경남 거창군은 3개 영역 평균 점수로는 8위지만 최상위권 수험생 비율에서는 82위로 떨어진다. 거창고, 거창대성고, 거창여고가 3개 영역 평균 합산 점수에서 315∼350점의 높은 점수로 경쟁하고 있지만 정작 거창 지역 전체에서 최상위권 수험생은 5년간 52명뿐이었다. 이는 학교 내 상위권과 하위권 격차가 작은 가운데 중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상향 평준화돼 있기 때문이다.

○ ‘평준화 효과’ 안양 실패, 순천 성공

최상위권 수험생 배출 상위 10위권에 든 지역 중 3개 영역 평균 점수 순위가 최상위권 수험생 비율 순위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곳은 경기 안양시다. 안양은 3개 영역 평균 점수에서는 90위지만 최상위권 수험생 비율에서는 10위다. 지역 내 전문계고를 제외한 13개 고교 가운데 최상위권 수험생을 주로 배출한 학교가 안양외고, 안양고, 평촌고, 양명고 등 일부에 그쳤기 때문이다. 결국 평준화 지역임에도 학력 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최상위권 수험생 비율에서는 39위, 3개 영역 평균 점수에서는 17위인 전남 순천시의 ‘평준화 효과’는 주목할 만하다. 최상위권 수험생이 각 학교로 퍼지면서 학교별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순천은 2005년부터 고교 평준화를 실시했다. 순천은 비평준화 세대인 2005학년도부터 2007학년도까지는 거의 순천고와 순천여고에서만 최상위권 수험생이 나왔다. 하지만 평준화 이후인 2008학년도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매년 평균 30명씩 최상위권 수험생을 배출하던 순천고의 최상위권 수험생이 18명에 그친 대신 이전까지 거의 최상위권 수험생이 없었던 순천금당고, 순천효천고에서 모두 22명의 최상위권 수험생이 나왔다.

순천 지역 내 상위 5개교 간 성적 격차도 크게 줄었다. 2005학년도에는 지역 내 1위 학교와 5위 학교 간 3개 영역 평균 점수 차가 63점이었지만 2009학년도에는 18점으로 좁혀졌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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