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신종플루·나영이 사건…보건교사 어디에?

  • 입력 2009년 10월 15일 17시 24분


코멘트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15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최근 신종 플루의 유행과 잇따른 성폭력 사건으로 전 사회적으로 질병예방과 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에 가장 민감해야 할 일선 교육현장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김현수 앵커) 상당수 학교에 보건교사가 없고, 질병예방과 성교육을 담당하는 보건교과가 홀대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상뉴스팀 구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충남의 한 신도시에 위치한 중학교.

건물 한 귀퉁이에 자리한 교실은 보건실이라기 보단 창고처럼 보입니다.

(인터뷰) 학생

"보건실이 없어요. 따로 없어요. 그냥 급할 때만 체육선생님이 대충하고 병원 보내요."

40여개 학급 1500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 이 학교는 2004년 설립된 후 줄곧 보건교사가 없습니다.

(인터뷰) A 학교 관계자

"아프면 보내요. 학부형님 연락해서… 학교에 보건실에 뉘어봐야 의미가 없어요. 다칠 때도 마찬가지에요. 119 불러서 병원으로 빼는 게 낫지 양호실에 있을 이유가 없어요."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중학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보건실의 문이 자물쇠로 잠겨있습니다. 이 학교는 다른 교과 교사가 보건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신종 플루 감염학생이 30명 넘게 나왔지만, 별다른 지원이 없어 속수무책입니다.

(인터뷰) B 학교 관계자

"우리는 한문선생님이 보건업무를 담당하세요. 그러니 한문이 제대로 되겠어요. 아무래도 전념하는 교과에는 교과에 전념해야지. 그 피해는 애들에게 가지 않겠어요?"

현재 충남지역의 보건교사 배치율은 50% 남짓. 특히 보건교사가 있는 충남지역 중학교는 열 곳 중 두 곳뿐입니다.

이 지역 뿐 아니라 서울과 부산과 같은 대도시가 아닌, 지방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의 경우 보건교사 배치율은 40~50%를 넘기지 못합니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보건교사가 필요하지만 현실은 반대인 셈입니다.

(전화 인터뷰) 교과부 관계자

"전체 학생이 줄고 있는데 교원을 계속 늘릴 것이냐, 아니면 초중등 교원을 줄이고 이와 같이 새롭게 필요한 교원을 늘릴 것이냐 라고 하는 교육 정책에 대한 문제고요.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있고…"

(브릿지)

"2007년 개정된 학교 보건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부터 모든 초중고교에 보건교사가 배치되고 이와 같은 교과서로 보건수업을 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은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보건교육은 성교육과 질병 및 치료의 예방교육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에서 보건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습니다. 더불어 보건교과서 없이 수업하는 학교도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보건교육도 30시간 이상 의무교육 하는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우옥영 이사장/(사)보건교육포럼

"미국에서는 1930년대부터 체계적으로 지역사회가 발전시켜왔고, 지금은 보건교과 보건체육교과 형식으로 OECD 대부분의 교과를 채택하고 있어요."

청소년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선학교의 보건교육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