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영어물리토론대회 한국대표팀 첫 단독 우승

  • 입력 2009년 8월 7일 03시 05분


지난달 22∼27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22회 국제청소년물리토너먼트대회(IYPT)’에서 한국이 대회 참가 이래 처음으로 단독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식 직후 대표팀의 최낙원 이찬 전형규 심민규 김홍 군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왼쪽부터). 사진 제공 한국청소년물리토너먼트대회조직위원회
지난달 22∼27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22회 국제청소년물리토너먼트대회(IYPT)’에서 한국이 대회 참가 이래 처음으로 단독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식 직후 대표팀의 최낙원 이찬 전형규 심민규 김홍 군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왼쪽부터). 사진 제공 한국청소년물리토너먼트대회조직위원회
“1위 지키다 2위로 밀리기도… 5명 뭉쳐 밤새우니 되더라고요”

“나침반 바늘을 실에 매달면 지구 자기장뿐 아니라 실이 비틀리는 힘도 받습니다. 한국팀의 실험 결과는 이를 무시한 것 아닌가요?”

지난달 27일 ‘제22회 국제청소년물리토너먼트대회(IYPT)’ 결승전이 열린 중국 톈진(天津) 시 톈자빙(田家炳) 콘서트홀. 상대인 오스트리아팀의 날카로운 질문에 장내는 긴장감이 흘렀다. 한국팀 대표 이찬 군(18·민족사관고 3)이 바로 “직접 실험을 통해 검증해보니 비틀림 효과가 자기장 세기의 0.9%에 불과해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는 답을 내놓자 200∼300명 규모의 관람석 여기저기서 놀랍다는 듯 술렁거렸다. 대회 관계자들도 “한국처럼 모든 시나리오와 답변을 준비한 팀은 처음 봤다”며 찬사를 보냈다. 결과는 한국의 단독 우승이었다.

이 대회는 세계의 과학 영재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물리 문제를 각자 실험을 통해 답을 찾고 결과를 토론하는 대회다. 결과 발표가 끝나면 서로 상대팀을 무너뜨리기 위한 질문과 답변이 오간다. 대표팀을 이끈 정병훈 청주교대 교수는 “논리적이지 못한 주장을 하거나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면 점수가 많이 깎인다”며 “과학자에게 높은 사고력과 집중력 못지않게 객관적인 근거로 설득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세계 27개국이 참가해 지난달 22∼27일 열렸다.

이찬 김홍 전형규 군(이상 민족사관고 3)과 최낙원 심민규 군(이상 한국과학영재학교 2)으로 이뤄진 우리 대표팀은 예선 5차전에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한국팀은 1위를 달리다 4차전에서 2위로 밀려난 상황. 게다가 상대는 강력한 우승 후보 독일이었다. 대표팀은 경기 당일 아침까지 밤을 새우며 공격 문제와 예상 답변을 준비했다. 결과는 한국팀의 승리였다.

심민규 군은 “개인 능력을 중시하는 국제올림피아드와 달리 이 대회는 팀워크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최낙원 군은 “대회를 통해 과학자에게 실험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은 그동안 공동 우승 1회, 준우승 2회, 동상 3회의 성적을 냈으며 단독 우승은 올해가 처음이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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