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별 이동수업, 장점 더 많네요”

  • 입력 2009년 7월 18일 03시 03분


2년째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는 한강중학교가 새로운 제도에 맞게 리모델링한 학교 시설. 영어 전용 교실(위), 공부방(아래) 등 모든 교실을 각각 용도에 따라 꾸며놓았다. 사진 제공 한강중학교
2년째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는 한강중학교가 새로운 제도에 맞게 리모델링한 학교 시설. 영어 전용 교실(위), 공부방(아래) 등 모든 교실을 각각 용도에 따라 꾸며놓았다. 사진 제공 한강중학교
교과교실제 시범 중학교들 “공부 집중력 향상”
서울-경기 83곳 신규 신청… 시설확충이 관건

정부가 2012년 전면 확대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교과교실제 시범운영학교 선정에 일선 학교들의 신청이 몰리고 있다. 전 교과의 교과교실제를 실시하는 ‘선진형’ 학교의 경우 6곳을 선정하는 서울시에서는 30개교가 신청했으며 8곳을 선정하는 경기도에서는 53개교가 몰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1.5배수 학교를 추천받은 뒤 이달 말 45개교를 지정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2012년 이후 개교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교과교실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교과교실제는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되기 시작한 2000년부터 관심의 대상이었다. 수준별, 선택형 교육을 확대하고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중요시하는 7차 교육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교과교실제 도입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전 교과에 대해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 인창중 손종욱 교장은 “교사들이 교실에 상주하지 않으면 쉬는 시간에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수업자료도 없이 맨손으로 교실에 들어가는 교사가 많아진다”며 “교사가 수업자료를 자기 교실에 비치해놓고 상주하는 것만으로도 생활지도와 학습지도 효과가 모두 높아진다”고 말했다.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교사들이 서로 떨어져 있게 되면서 수업 이외의 업무 진행이 느려졌다. 시간표를 짜다 보니 하루 종일 교과교실을 찾아 1층과 5층을 오르내려야 하는 학생이 생기기도 했다. 교실에서 급식을 하다 보니 생물실을 학급 교실로 쓰는 학급은 냄새 때문에 밥 먹기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손 교장은 “매년 문제점을 개선해 지금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교과교실제 운영 학교 선정에는 △학생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인 ‘홈베이스’ 구축 △휴게공간 및 공부방 확보 △동선을 최적화하기 위한 복도와 교실 리모델링 등 시설 확충 계획이 중요한 심사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기 위한 교육과정 계획안과 학급 의미 축소로 인한 ‘왕따’ 등의 문제에 대한 대비책도 주요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부터 교과교실제를 시범 운영해오고 있는 서울 한강중은 모범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한강중은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다. 또 짐을 보관하는 홈베이스를 층마다 마련했고 복도를 넓혀 의자를 설치하는 한편 공부방과 도서관도 확충했다. 각 교실은 교과 특성에 맞게 꾸며 영어교실에는 조별로 둘러앉을 수 있는 원형 책상을 배치했고 미술 교실에는 작업하기 좋은 넓은 책상과 각종 용구를 준비해 놓았다. 한강중 홍승직 교장은 “쉬는 시간에 교실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잠을 자는 학생이 크게 줄고 수업집중도도 높다”며 “다만 하루 여섯 번이나 옮겨 다녀야 한다는 압박감을 줄여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홍 교장은 “외국은 수업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데 우리는 45분으로 고정돼 있다”며 “수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면 학생들의 교실 이동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수업 구성도 알차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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