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세이]날씨를 알면 돈이 보인다

  • 입력 2009년 5월 13일 02시 54분


할인점은 기온 변화에 따라 상품별로 매출량이 변하는 시점을 분석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매장의 제품 구성과 진열을 바꾸고 주문량을 조절해 재고를 줄인다. 건설사는 공사현장의 자세한 날씨정보를 이용해 공정 및 인력 관리를 한다. 이를 통해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부실시공까지 예방해 비용을 낮춘다. 의류업체는 중장기 날씨정보를 토대로 시즌의 시작과 끝을 예측해 판매시즌과 생산량을 결정한다. 또 기온, 강수량, 강수일수 등에 따라 소재와 디자인을 조정한다.

이들 기업은 날씨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날씨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마케팅 수준이 아니다. 원자재구매, 생산량조절, 제품판매, 재고관리, 신제품개발 등 전 과정에 걸쳐 두루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 경영의 의사결정 단계에서 날씨를 적극 활용해 경영효율을 높이는 것을 이른바 ‘날씨경영’이라고 한다.

과거와 달리 현대의 날씨정보는 국가의 정책수립 과정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 과정과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지식이자 고부가가치 자원이다. 이 같은 날씨정보가 더욱 가치 있는 정보가 되려면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수요자에게 전달돼야 한다. 기업별, 산업별 특성에 따라 어떤 정보가 더 적절하고 유용한지 파악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최근 기상이변,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날씨는 국가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날씨가 ‘자본을 지배하는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손’이 된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 분석에 따르면 날씨정보에 투자하면 10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날씨경영을 통해 비용 절감은 물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날씨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나아가 돈도 벌 수 있다는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날씨는 하늘이 결정하지만 날씨정보를 활용해 ‘돈’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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