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중 연대총장 “입학사정관제 만병통치약 아니다”

  • 입력 2009년 5월 6일 18시 54분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잠재력, 창의성처럼 알기 힘든 개념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입학사정관제의 성급한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김미옥 기자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잠재력, 창의성처럼 알기 힘든 개념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입학사정관제의 성급한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김미옥 기자
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약학대학이 없어 생명과학 연구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약국을 차리는 약사가 아니라 생명과학에 투입할 연구 인력을 기르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또 "입학사정관제가 대입제도 개선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며 "학력과 수학능력이 신입생 선발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특히 "학교간 교육 여건이 다른 게 현실인데도 평준화를 기정사실화 해 평가하는 데서 입시 문제가 발생한다"며 "각 대학이 지원자들의 진짜 실력을 가려내기 위해 비교과 영역을 강조하다 보니 입시가 복잡해져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총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똑같은 툴로 모든 학생을 평가한다"며 "학생 학부모가 '이렇게 공부하면 대학갈 수 있다'고 믿는 기대를 깨서는 곤란하다. 입시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는 경쟁 구도 속에서 공정한 평가 기준을 가지고 신입생을 가리는 것이다. 잠재력, 창의성처럼 알기 힘든 개념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는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성적만으로 정원의 2배수를 뽑은 뒤 그 안에서 입학사정관이 최종 선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찬성하지만 더 중요한 일이 많아 아직은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김 총장은 사견임을 전제한 뒤 "객관적인 사실과 통계를 가지고 몇 년이 걸리든 긴 안목으로 고교 평준화 문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우리가 어떤 학생을 뽑아 어떻게 가르쳐 우리 학교를 명문학교로 만들겠다는 교사와 교장들의 열정이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출발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교다양화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명문고 육성"이라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최근 '연상고법(延商高法)'이 반대가 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학 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결과를 내놓는 가인데 연대는 공인회계사 배출에서 수십년간 1위를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사립대 지원 방안에 대해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립대와 비교할 때 차등 적용되는 규제를 철폐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대학이 자체 수익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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