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배출한 탄소, 나무 심어 회수해요”

  • 입력 2009년 4월 29일 02시 59분


산림과학원 ‘탄소중립기관’ 선포

백합나무 등 1만2000그루 식재

행락지에서 쓰레기를 배출할 때, 과거에는 ‘휴지통에 버리자’는 캠페인이 대부분이었으나 요즘은 각자 가져온 쓰레기를 되가지고 가라고 당부한다. 환경의식이 높아진 덕분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가 세계적인 화두로 주목받는 가운데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스스로 회수하겠다는 뜻의 ‘탄소중립 기관 운영’을 선포한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탄소 중립’이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추가적으로 늘리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달부터 백합나무와 느티나무, 왕벚나무, 루브라참나무 등 4개 수종 1만2600그루를 경기 포천시 광릉숲 내 과학원 시험림 5.6ha에 심고 있다. 과학원 기후변화연구센터 전현선 박사는 “지난해 과학원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1836t으로 계산돼 이를 전량 흡수해 탄소중립 기관으로 운영하려고 나무 심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과학원이 선정한 수종은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는 종으로 묘목을 심어 40년간 키우면 지난해 사용한 전기와 가스, 차량용 유류, 해외출장 시 비행기 이용 등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전량 흡수할 것으로 계산됐다는 것이다.

백합나무는 좋은 서식지에 심으면 연간 ha당 16.78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소나무(13.2t)보다 1.6배의 효과를 더 내고 있다. 과학원 홈페이지(www.kfri.go.kr)에는 각 가정에서 월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이를 흡수하려면 얼마만큼의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 계산해주는 ‘탄소나무 계산기’가 게시돼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