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차근차근 입학 준비 이렇게

  • 입력 2009년 2월 10일 04시 42분


초등학교 입학 D-3주 시력·청력 검사 - 예방 접종은 챙기셨나요

《예비 초등학생들의 생애 첫 입학식이 딱 3주 남았다. 학부모는 마냥 어려보이는 자녀가 벌써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사실에 가슴 설레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자녀가 무사히 학교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챙겨줘야 할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시기별로 살펴본다.》

○ D-3주: 건강·안전 챙기기

요즘 서울 강남 엄마들 중에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는 엄마들이 있다. 입학 후에는 학교와 학원 수업으로 바빠서 질병 치료에 충분한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박명희 화랑초등학교 1학년 부장은 “비싼 건강검진은 못하더라도 시력과 청력 검사는 입학 전에 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V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을 많이 해서 부모도 모르는 사이에 시력이 많이 나빠진 학생들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은 입학 후에야 “칠판이 안 보인다”고 하거나 칠판을 보면서 얼굴을 자주 찡그리는 등 수업에 좀처럼 집중을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방접종도 미리 챙긴다. 입학하면서 기록하는 건강기록부에는 소아마비, 홍역, 볼거리, 풍진, B형 간염, 일본뇌염 예방접종이나 DTP(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예방접종), BCG(결핵 예방접종) 접종 여부를 반드시 기입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에 문의해 예방접종을 받은 뒤 증명서를 챙겨둔다.

아이가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아토피인지도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학교 공부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아이가 단체생활에서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는 충치도 치과에서 미리 치료를 받아두는 편이 좋다.

집에서 자녀가 다닐 통학로는 자녀와 한두 차례 함께 걸어보면서 길을 기억시켜야 한다. 만약을 대비해서 부모의 이름과, 전화번호, 집 주소를 외우게 하는 것도 필수. 납치 사고를 대비해 등하굣길에 낯선 사람을 따라 가면 안 된다는 사실도 수시로 반복해서 알려줘야 한다.

○ D-2주: 생활습관 고치기

초등학교에 입학하려면 집단생활과 규칙적인 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정화 한국아동심리코칭센터 소장은 “등교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기상시간과 식사시간을 정해두고 지키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아들은 집중력이 떨어져서 밥을 먹는 동안에도 틈틈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단체 급식을 하면서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식사시간에는 밥 먹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은 부모와 떨어져 있다는 불안한 마음에 유난히 자주 화장실에 간다. 문제는 집 화장실과 학교 화장실이 달라, 화장실을 무서워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 집에서는 양변기를 썼는데 학교에서는 쭈그리고 앉아야 하는 변기를 써야 한다든가, 집에서는 비데를 썼는데 학교에서는 휴지로 닦아야 한다든가 하는 차이 때문이다.

자녀가 학교에서 화장실 가는 것을 겁내지 않도록 하려면 대변은 아침에 한 번만 집에서 보도록 지도하고 양변기 사용법이나 대변을 본 후 뒤처리하는 요령을 미리 가르쳐야 한다.

○ D-1주: 학교생활 준비하기

예비 초등학생 자녀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아이는 앞으로 펼쳐질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도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도 느끼기 때문이다.

초등교육전문 사이트인 ‘와이즈 캠프’의 정의광 마케팅팀 대리는 “학부모들은 학교생활에 대한 걱정이 앞서서 자녀에게 지레 겁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가 예비 초등학생에게 자주 하는 말 가운데 “너 그렇게 행동하면 선생님한테 일러바친다”, “선생님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아니?”, “이것도 못하면 어떡해? 친구들은 다 알고 올 텐데”, “친구들보다 잘해야 한다” 등의 부정적인 말은 역효과를 낸다. 오히려 “선생님은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실 거야”, “그렇게 잘하는 걸 보면 선생님이 좋아하시겠는 걸”, “선생님이나 친구들이랑 함께 공부하면 정말 신나겠다”,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어떤 재미있는 걸 알려주실까?” 같은 긍정적인 말로 바꿔 말해준다.

남을 배려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도록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초등학교는 집단생활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인관계를 배워나가는 시기인 데다 초등학교 1학년 학습활동 가운데는 ‘짝’ ‘모둠’ 등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자녀가 거친 말이나 행동을 보인다면 “상대가 싫어하는 말이나 행동은 하지 말라”고 수시로 일러줘야 한다.

아직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면 자녀에게 “오늘은 10명의 친구들에게 그 친구가 좋아하는 말이나 행동을 해주고 오라”는 숙제를 내주고 결과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가방이나 문구류 같은 준비물은 학교마다 다르므로 입학 후 학교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준비할지는 입학식 날 나눠주는 가정통신문이나 3월에 열리는 학부모 총회 때 알 수 있다.

학교에 갈 때는 지나치게 고급스럽거나 활동적이지 못한 옷차림은 피해야 한다. 또래 친구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 수도 있고 화장실에 혼자 가기에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간편하고 편안한 옷 위주로 구입하는 편이 적절하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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