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영남알프스 개발 10년째 ‘제자리 걸음’

  • 입력 2009년 1월 12일 06시 25분


울산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지 개발사업이 10여 년째 계획만 요란할 뿐 사업은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이는 개발 주체를 놓고 울산시와 울주군, 울주군과 경남 양산시 등 자치단체 간 주도권 다툼이 잦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남알프스는 울산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가지산(1241m) 신불산(1209m) 등 해발 1000m 이상의 산 7개가 알프스에 견줄 만큼 경치가 빼어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영남알프스 산악관광개발계획이 수립된 것은 1996년 신불산 자락 71만여m²에 온천단지가 조성되면서부터다. 그러나 1997년 7월 울산광역시 승격 이후 개발 주체가 울산시와 울주군으로 이원화되면서 계획만 남발되고 사업 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울주군은 2006년 11월 한국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수립한 개발계획에서 영남알프스를 △산악 레포츠권역 △산악 탐방휴양권역 △산악 생태체험권역 등으로 나눠 개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2006년 1월 ‘울주 산악관광종합개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보고회’에서도 비슷한 계획이 제시됐지만 추진되지 않았다.

또 울산시는 2003년 9월 경주대 관광진흥연구원에 의뢰해 수립한 계획에서 신불산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해 작천집단시설지구(33만 m²)에 오토캠핑장과 야영장 등을 갖춘 다목적 캠핑장을 조성하기로 했지만 역시 계획으로 끝났다.

이런 상황에서 울주군은 2007년 1월 영남알프스의 명칭을 일방적으로 ‘울주 7봉’으로 바꾼 뒤 ‘울주 7봉 관광자원화 사업’ 용역을 경주대에 맡겼고 지난해 3월 열린 보고회에서 △농촌과 산촌 체험관광 활성화 △산악관광 브랜드화 및 홍보 △세계 산악역사문화엑스포 개최 등의 추진 전략이 제시됐다. 하지만 엄창섭 당시 울주군수가 수뢰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 사업도 중단됐다.

엄 군수 후임인 신장열 군수는 지난해 10월 취임하면서 영남알프스로 명칭을 환원한 뒤 울산시와 공동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울산시와 울주군은 영남알프스를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3억 원을 들여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한 마스터플랜 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는 10여년 만에 처음이지만 개발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