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통영 앞바다 모래채취 실력저지”

  • 입력 2008년 10월 7일 06시 45분


경남 통영시 욕지도 앞바다의 골재채취단지에서 이달 중 모래 채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자 부산과 경남지역 어업인들이 해상 시위를 계획하는 등 다시 반발하고 있다.

‘통영 욕지모래채취 반대투쟁위원회’(위원장 조용제)는 부산 대형선망수협과 함께 12일 욕지도 남쪽 골재채취단지 해역에서 200여 척의 선박을 동원해 해상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통영지역 어업인은 6일 오후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부산 대형선망수협은 7일 오전 모임을 갖고 향후 일정을 확정한다.

대책위는 해상 시위에도 불구하고 바닷모래 채취를 강행하면 현장에 있는 모래채취선을 육지 쪽으로 강제 예인한다는 강경한 자세다.

대책위 관계자는 “사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해양생태계에 피해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국책사업과 관련된 모래 채취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절차를 무시한 바닷모래 채취는 실력행사를 통해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7년 동안의 모래 채취로 바다 환경이 크게 훼손됐을 뿐 아니라 고기들도 다른 해역으로 이동했다”며 “더 이상의 모래 채취는 수용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어민들은 국토해양부 항의 방문과 집회를 통해 계속 문제를 제기해 왔다.

반면에 국토부는 “신항만 건설에 필요한 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바닷모래 채취가 불가피하다”며 “채취 과정에서 피해가 있으면 적절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또 골재 채취원의 다변화와 대체재 개발도 서두를 계획이다.

욕지도 인근 해역에서는 2001년 부산신항만㈜이 200만 m³를 채취한 이후 매년 530만∼1500만 m³까지 7년 동안 개별 업체가 모두 5800여만 m³의 모래를 채취해 항만공사용으로 공급했다.

최근에는 어민 반발과 채취업체의 사정 등으로 지난달 1일부터 12일까지, 21일 이후 현재까지 모래 채취가 중단돼 공사장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했다. 정부는 2006년부터 욕지 해역에 대한 모래채취단지 지정을 추진했으나 바다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는 어업인과 해상 사격훈련에 차질이 생길 것을 염려한 국방부의 반대로 계속 지연됐다.

국토부는 단지 면적과 채취량을 줄여 국방부의 동의를 받은 뒤 8월 욕지도 남쪽 50km의 배타적경제수역(EEZ) 5.48km²를 골재 채취지역으로 지정했다. 이 단지의 관리자는 한국수자원공사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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