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능력에 맞는 문제부터 풀어라

  • 입력 2008년 6월 17일 03시 03분


《6월 모의평가 수리영역 가채점 결과를 보고 ‘수학을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고민에 빠진 중하위권 수험생이 적지 않다.수리영역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출제 경향을 잘 짚어서 적절한 대비법을 찾으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조건은 같다고 생각하고 현명한 공부법을 찾으면 된다. 6월 모의평가를 바탕으로 올해 수능 수리영역 출제경향과 대비법을 알아보자. 》

○ 해석 어렵고 계산 복잡해져

이번 6월 모의평가 수리영역의 두드러진 특징은 정답 도출과정이 복잡하고 고도의 문항해석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다는 점이다. 또 교과서에서 배운 다양한 개념을 복합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필요한 문항이 많아 기본개념에 대한 이해나 공식 암기만으로는 풀기 어렵다.

‘가’, ‘나’형 공통문항인 25번 문제가 대표적이다. 기존에 풀었던 순열과 조합 문제로 생각하고 접근한 수험생은 시간만 허비하고 풀이를 포기할 정도로 까다로웠다. 맨 마지막 사다리꼴을 칠하는 여러 가지 경우의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데다 학생들이 기피하는 주관식으로 출제됐다. 역시 공통문항인 17번 문제도 많은 수험생이 어려워한 대표적인 문항이었다. 예년 같으면 문항이해를 위해 그래프도 제시하고 문제도 간단명료했겠지만 이번에는 그래프도 주지 않았을 뿐더러 문항에 수식이 많아 추가적인 문제 해석과정이 요구됐다는 분석이다.

메가스터디 수리영역 박승동 강사는 “구해야 하는 좌표도 4개나 되고 <보기> 내용의 성립여부를 밝혀야 했던 17번 문항은 풀이 단계는 복잡해지고 문제는 수학적으로 추상화되고 있는 수리영역 출제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 시간관리에서 문항관리로

이처럼 난이도 상승이 예상되는 올해 수리영역에서 고득점을 받고자 한다면, 기존의 ‘양’ 위주의 수학 공부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 풀면서 실수만 줄이면 된다는 식의 일종의 ‘속독속해’ 공부법은 고득점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 되기 어렵다.

수리영역 전문가들은 ‘정독정해’식 공부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해진 시간 내에 모든 문제를 풀겠다는 시간관리적 접근보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문항들에 역량을 집중하는 문항관리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스카이에듀 수리영역 손광균 대표강사는 “문항에 대한 심도 있는 수학적 독해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늘어난 상황에서, 각종 정의와 성립조건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단원의 내용들을 연관지어 사고하는 능력은 필수”라고 말했다.

특히 1학년 공통수학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물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2, 3학년 때 배운 수학Ⅰ, Ⅱ 내용의 형식을 취한 문항들도 있기 때문에, 1학년 때 배운 내용 중에도 확실히 정리 못한 부분은 지금이라도 다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또 표면적으로 묻는 익숙한 내용에 현혹되지 않고 문제를 뒤집어 생각해 보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 이런 능력을 기르지 않으면 ‘분명히 어디서 본 적은 있는데 어떻게 풀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문항에서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 중하위권엔 오히려 기회 될 수도

상위권은 다른 문항에 비해 배 이상의 풀이 시간이나 노력을 요구하지만 배점이 높은 대여섯 문항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들 문항의 점수를 합산하면 20점이 넘기 때문에 상위권의 변별력은 사실상 이들 문제가 좌우하기 때문이다.

중하위권은 이들 문제를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전략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6월 모의평가 난이도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2, 3점 문제만 착실히 풀어도 최대 2등급까지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풀겠다며 미뤄놨다가 시간부족으로 답지를 비우게 되는 단답형 주관식 문제를 가장 먼저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답형 주관식은 정답이 간단한 자연수나 정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풀이과정이 그리 복잡하지 않은 문제가 많다. 전반적인 난이도 상승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문제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주관식 문제라고 무조건 기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