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숨어있는 논술주제]사회갈등과 합리적 의사결정 방안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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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중에서 개인적 문제는 그 결정이 다른 사람에게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사회적 문제는 그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나뉘어져 있고 그 결정이 사회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며 여러 개의 선택 가능한 대안 중에서 어느 하나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를 사회적 쟁점 또는 공공문제라 한다. 그러면 사회적 쟁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개인이나 집단에 따라 각기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TIP] 우리는 각자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르다. 서로 간의 견해 차이는 이처럼 가치의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다. 나의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른지를 판단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가치 판단은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만으로는 판가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때로는 가치가 사실을 지배하는 것이 인간의 현실이다. 따라서 갈등을 올바르게 해결하려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사회적 쟁점은 그 문제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대화와 토론을 통하여 서로가 수용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화와 토론의 과정에서는 당사자들 중에서 어느 한편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지 않고 모든 당사자의 입장이 공정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입장이 서로 다른 당사자들이 합의를 도출하려면 서로의 주장이 어떻게 다르고 쟁점의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여 타협이나 절충을 통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어야 한다.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TIP] 그러나 한 가지 조심할 점이 있다. 한정된 자원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절충과 타협은 말처럼 쉽지 않다. 어떤 의미에서 등 뒤가 바로 천 길 낭떠러지인 사람들에게는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하자는 제안이 곧 죽음을 뜻한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더욱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대결하게 마련이다. 무력과 권력을 써서 임시로 갈등을 봉합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비 온 뒤에 땅을 더 굳어지게 할 지혜가 필요하다.

대동사회란 자기 부모나 자식을 특히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가족처럼 지내며 재물이 자기 이익만을 위해 사용되지 않는 사회이다. 사람이 천지 만물과 서로 융합하여 한 덩어리가 된다는 말로서 큰 도가 행해지고, 어린 사람과 능력 있는 자가 버려지지 않으며, 가족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노인은 자기의 생을 편안히 마치며, 젊은이는 모두 일할 수 있고, 노약자·병자·불쌍한 자들이 부양되며, 길에 재물이 떨어져도 줍지 않는 세상이 바로 대동사회이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교과서]

[TIP] 대동사회는 화해와 조화를 바탕으로 평화를 구가하는 이상사회다. 그러나 화해와 조화는 거저 이뤄지지 않는다. 먼저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 인간사에서 갈등은 불가피하다. 우리는 극한의 대립과 분열이 인간사회를 얼마나 불행하게 만드는지를 역사 속에서 되풀이해 체험해 왔다.

인간은 이런 갈등을 통해 차이를 확인한다. 둘(二, two)이란 다름(異, difference)을 의미한다. 둘 이상의 사람이 모여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집단이 ‘사회’라면, 사회관계에서 차이와 다름에 따른 갈등은 필연적이다.

실험사회심리학자인 무자퍼 셰리프(Muzafer Sherif)는 로버스 케이브 실험을 통해 두 집단 간의 갈등과 경쟁이 낳은 편견과 적개심을 해소하고 조화와 화해를 이루려면, 두 집단이 공동으로 성취해야 할 고귀한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 집단을 함께 섞어 놓기만 해도 적대감은 사라질 것이라는 상식은 착각이었다. 단순히 두 집단을 한 공간에서 접촉하게 할 경우, 도리어 싸움이 일어날 뿐이었다.

중요한 것은 두 집단이 함께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행동하는 것이었다. 그런 활동을 통해 두 집단은 ‘우리 대 그들’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났으며 각 집단은 같은 목표를 향한 완전한 통일체의 한 부분으로 발전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접촉’이 아니라 ‘협력’이었고, 협력은 공동의 목표 설정을 통해서만 형성됐던 것이다.

김대연 최강학원 통합언어논술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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