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조선시대 승정원이 문제일으킨적 없어”

  • 입력 2007년 6월 7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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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비서들, 조선이나 고려 시대 비서만 못해요.”

20일 중국 난징(南京)사범대에서 세계 최초로 비서학 박사학위를 받는 나사렛대 심재권(44·사진) 교수의 일침이다. 박사 논문의 제목은 과거 국왕 비서들이 작성한 공문서를 연구한 ‘조선과 명청의 공문 비교 연구’.

행정학 박사인 그는 “비서학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겠다”며 2004년 난징사범대 문학원(문과대)의 문비학(文秘學·비서학)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비서학은 서양에서는 실천적 학문으로 취급돼 박사 과정이 없고 난징사범대의 경우 박사과정이 개설됐지만 대부분 학부를 마치고 바로 취업해 지원자가 없었다는 것.

“비서 제도는 서양보다 동양에서 국왕을 중심으로 발달했어요. 승선이나 승지, 환관이나 상궁 등이 역할에 따라 정책형 및 생활형 비서로 활동했죠. 동양의 비서학인 문비학은 실무보다는 이념을 중시하고 있고 그 내용은 요즘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지요.” 심 교수는 “조선시대에는 승지를 ‘임금의 후설직(喉舌職)’이라며 중시하면서도 권한이 강해지면 전횡이 우려된다며 도승지의 품계를 판서보다 한 단계 낮은 정3품으로 유지했다”며 “세조의 경우 승지를 뽑을 때도 가문을 안배하고 직접 인터뷰를 실시하는 등 임명 절차를 엄격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인지 조선시대에는 승정원에서 문제가 야기된 적이 없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비서가 일으키는 문제가 그렇게 많은데 공무원 교육에 비서 교육이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행정자치부 지방혁신평가 위원과 한국비서학회 국제협력상임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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