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도시철도 3호선, 지상 모노레일로 확정

  • 입력 2007년 6월 1일 0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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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설 방식이 사실상 지상 모노레일로 확정되자 일부 지역 주민들이 도시철도 지상화에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지하철건설본부는 대구 북구 동호동∼수성구 범물동을 운행하는 도시철도 3호선(23.95km)을 전 구간 지상 모노레일로 건설하는 계획을 마련해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장에는 범물동 지역 주민 300여 명이 몰려와 도시철도 3호선 전 구간 지상모노레일 건설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재산권 침해 우려=이들 주민은 이날 도시철도 3호선이 건설되는 범물동 1.5km 구간의 지하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아파트단지 등이 많아 주거 밀집지역인 이 구간을 통과하는 도시철도 3호선이 지상 모노레일 방식으로 건설되면 소음과 진동 피해는 물론 조망권이 침해돼 집값도 떨어지고 상권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 이모(58) 씨는 “대구시가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도시철도 3호선 전 구간 지상화 건설 계획을 먼저 확정한 후 형식적인 절차를 갖추기 위해 공청회를 열었다”며 “시는 건설 계획을 확정하기 전 백지 상태에서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시가 공사비 등을 줄인다는 이유로 도시철도 지상화 건설로 인해 생기는 피해를 주민들에게 떠넘기려 하는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 중구 남산동 주민들도 도시철도 3호선 노선인 달성사거리∼계명사거리(2.35km) 구간 도로의 폭(25m)을 사업 착공 전 30m로 확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모노레일 불가피”=대구시지하철건설본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그동안 모노레일과 무인자동안내주행차량(AGT), 자기부상열차 등 다양한 경전철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모노레일이 공사비가 가장 싸고 도시 미관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지하철건설본부는 도시철도를 지상 모노레일로 건설하면 기존의 차도와 인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철도 시설의 도로 점유 면적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사업비도 지하철 방식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철도 3호선을 모노레일로 건설하면 1조1300여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시지하철건설본부는 내년 2월 도시철도 3호선 건설 기본 설계를 마치고 12월에 착공해 2014년 완공할 예정이다.

김대묵 대구시지하철건설본부장은 “3월부터 도시철도 3호선이 통과하는 지역의 주민과 시의원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17차례나 설명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했다”며 “전 구간 지상화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설계에 최대한 반영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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