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교과서에 숨어있는 논술주제]성행위와 성윤리

  • 입력 2007년 4월 2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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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성(性)은 생식을 위한 생명 활동에 그치지 않고 기나긴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쾌락의 수단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측면에까지 그 역할과 기능이 분화되었다. (중략) 육체 쾌락 욕망에 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졌고 성은 ‘자연적 성’, ‘문화적 성’, ‘사회적 성’으로 분화되기에 이르렀다. ‘자연적 성’은 남녀의 생물학적 성차(性差)를 나타내는 개념을 생식 기능, 즉 성 행위, 성적 쾌락 등을 함축하는 말이다. ‘문화적 성’은 인간의 성 행동 이외에 성에 대하여 갖는 태도, 감정, 가치관 등 생물학적 성의 문화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사회적 성’은 남녀의 성차에 의한 사회적 역할 구분을 나타내는 말이다.

[교육부 ‘시민윤리’ 교과서]

[TIP] 성(性)은 기본적으로 생명 활동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성은 생식 기능뿐만 아니라 쾌락의 기능도 있다. 인간이 성에 대해 학문적으로 성찰하기 시작하면서 성 과학이 발달해 왔고, 성에 대한 윤리적 고찰을 하면서부터는 성윤리학도 함께 발달했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보다 다양한 성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성 윤리가 만들어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통적 성 윤리 규범이 무너지게 된 것은 피임약의 개발, 임신 중절 등 의료 기술의 발달에 큰 원인이 있다. 또,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여성의 권리가 강화되자, 여성의 성은 종속적인 지위에서 벗어나 사랑, 결혼, 자녀 출산 이외의 성 행위를 금지하는 전통적인 성 윤리에 저항하게 되었다. (중략) 자유주의자들은 ‘충분히 숙지된 자발적인 상호 동의’만 있으면 모든 성 관계는 도덕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을 펴는 자유주의 성 윤리는 온건주의와 급진주의의 두 부류로 구분된다. 온건한 자유주의자들은 서로 사랑한다는 전제 조건하에서 자발적인 동의를 도덕적인 성 관계의 조건으로 보는 입장인 데 비해, 급진적인 자유주의자는 사랑이 없어도 자발적인 동의만 있으면, 동성애, 성 매매, 근친상간 등 어떤 유형의 성 관계도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육부 ‘시민윤리’ 교과서]

[TIP] 극단적인 ‘성 전통주의’는 생식을 목적으로 한 성행위만 인정하는 태도이다. 반면에 극단적인 ‘성 자유주의’는 자발적인 상호동의만 있다면 어떠한 형태의 성행위라도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없다는 태도이다.

성 윤리의 핵심 쟁점은 △성을 통한 쾌락의 추구가 윤리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가 하는 문제와 △쾌락의 추구를 사회의 다른 윤리적 가치로 제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현대 문명사회에 가장 일반적인 결혼 제도는 일부일처제(一夫一妻制)이다. 물론, 인류가 진화하여 오는 동안 처음부터 일부일처제의 혼인이 행해졌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통상적인 조건에서는 일부일처제가 결혼의 원형이라는 것이 오늘날 인류학자들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그 이유로는 현대 문명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는 사회에서도 이 풍습이 실제로 가장 많고 지구상의 남녀 수가 거의 비슷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남녀 간의 관심과 애정, 동성 간의 질투심, 자녀의 양육, 상속의 단순화 등을 통하여 결국 동성 간 또는 이성 간의 알력을 피함으로써 사회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교육부 ‘시민윤리’ 교과서]

[TIP] 일부일처제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의한 일반적인 가족제도일까? 일부일처제가 과연 법률적으로 강제되어야 할까? 동성(同性) 결혼은 허용될 수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는 결혼 제도를 둘러싸고 여러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된 것은 ‘사회의 변화’와 ‘성 윤리의 변화’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이 핵심인 ‘민주주의적 가치’에서는 전 지구적 보편성이 중요하다. 한편, 세계화의 조류 속에서 더욱 중시되고 있는 ‘문화 상대주의적 가치’에서는 종교적·문화적 특수성이 중요하다. 중용(中庸)의 입장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대안적 의미의 성 윤리와 가족제도를 찾아보아야 할 때다.

최강 KT캠퍼스 기획이사 최강학원 원장

전지용 최강학원 통합언어논술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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