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광판 세운다고 랜드마크 되겠나”

  • 입력 2007년 4월 13일 0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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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의 설계를 둘러싼 논란 속에 10, 11일 열린 설계자 설명회가 ‘랜드마크’(대형상징물)를 둘러싼 갈등을 오히려 증폭시켰다는 지적이다.

문화관광부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은 11일 오후 광주 동구청에서 아시아문화전당 설계자 우규승(64·재미동포) 씨가 참석한 가운데 당선작 ‘빛의 숲(Forest of light)’ 설명회를 열었으나 일부 주민들은 ‘전면 재설계’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추진기획단은 전날 광주시와 시의회, 언론인 설명회를 잇달아 열면서 “(문화전당은) 지하벙커가 아니라 ‘21세기의 신건축’, ‘친환경의 멋쟁이 건축물’”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그동안 광주 일부 주민들과 예술단체 등이 “지하건축물로는 전 세계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랜드마크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며 전면적으로 재설계하라는 요구를 하고 나선 것.

우 씨는 “랜드마크 기능이 부족하다는 광주의 여론을 수렴해 어린이지식박물관과 대형 태양광집광판(캐노피), 대형전광판 등을 통해 설계를 보완했다”고 밝혔다.

설명회에는 ‘문화중심도시조성 동구비상대책위’를 비롯한 단체 및 개인들이 참석했으나 분위기는 냉랭했고, 일부는 우 씨에게 인신공격을 하기도 했다.

박광무 추진기획단 정책관리실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미흡했다”고 사과하고 “양쪽의 목표는 같은데 의견이 다른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10일 열린 시의회 설명회에서 손재홍 의원은 “광고판이 어떻게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고, 김월출 의원은 “세계적 공연장 치고 지하로 들어간 공연장이 있느냐”고 다그치기도 했다.

박광태 광주시장도 “공사가 늦어지더라도 랜드마크 기능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해 문화부 및 설계자와의 시각차가 뚜렷해 양측의 갈등 해소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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