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부럽잖은 진학률… 신흥 명문高 비결은

  • 입력 2007년 3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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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이 최우선… ‘사·부·생 일체’

한영고(서울 강동구) 교사들은 밤이 깊도록 근무하기 일쑤다. 이들은 심층 수업을 하기 위해 교재를 개발하고 각 대학의 입학전형을 분석한다. 6년 전에는 논술·구술 심화반을 만들었다. 2008학년도부터 논술을 치르는 대학이 많아지자 논술수업을 준비하느라 부산한 여느 학교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 결과 올해 서울대(17명), 고려대(21명), 연세대(24명), 의대와 한의대(10명)에 많은 합격생을 배출했다.

한영고는 1984년 성동구에서 이사와 1990년대부터 꾸준히 변했다. ‘노력으로 실력을 기르자’는 교훈을 교장과 교사가 실천했기 때문이다. 한영고 1학년생 학부모 강영목(49) 씨는 “담임선생님이 상담할 게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영고에 배정받지 않으면 고교에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중학생까지 있을 정도다.

교장과 교사, 학생이 함께 ‘3박자’를 맞춰 좋은 성과를 내는 학교가 적지 않다.

상계고(서울 노원구)는 지난해 414석의 공부방을 마련했다. 학생들이 독서실 등을 헤매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1987년 개교한 신생 학교인 상계고는 ‘공부를 많이 시킨다’는 소문이 나더니 2005년 서울대 합격생 10명을 배출했다.

이 학교 교사들은 매일 오후 10시까지 자율학습하는 제자들을 보살핀다. 오후 10시 이후에는 학부모들이 조를 짜서 밤 12시까지 공부하는 고교 3년생을 감독한다.

경신고(대구 수성구)는 올해 일반계고 가운데 가장 많은 서울대 합격생(20명)을 냈다. 이 학교 김호원 교장의 철학은 ‘학력(學力) 경신’이다.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5분 일찍 들어갔다가 5분 늦게 나오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규동 연구부장은 “교사들이 ‘경신고가 평생직장’이라는 생각으로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 성적은 학교 평판의 한 부분일 뿐이다. 명문대 진학률은 높지 않지만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뜨는’ 학교도 있다.

숭의여고(서울 동작구)는 1983년부터 영어 수학 과목에 대해 전 학년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고 있다. 교사들은 ‘고전 해설서’ ‘슬기마당’ 등의 교재를 만들어 수업에 활용한다. 이 학교를 보면 수준별 이동수업은 비현실적이라는 일부 교원단체의 주장을 이해하기 힘들다.

창문여고(서울 강북구)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윤리 역사지리 과목에 한해 교과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과 학습실’로 이동해 수업을 받는다. 윤승민 교감은 “학생들이 생동감 있는 학교생활을 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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