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식수 고갈되면 우린 뭘 마시고 삽니까”

  • 입력 2006년 12월 8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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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말라 버리면 우린 어떻게 삽니까.”

경남 밀양시 단장면 감물리 주민 290여 명의 하소연이다. 이 지역 주민과 생수업체인 ㈜얼음골샘물의 갈등이 3년여간 계속되면서 마을 분위기가 극도로 흉흉해졌다.

㈜얼음골샘물은 감물리 2000여 평에 하루 평균 450t의 샘물을 뽑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진척이 더딘 상태다.

주민들은 “샘물 공장이 들어서면 고지대인 감물리의 식수와 생활용수가 고갈된다”며 백지화를 주장했다. 공장 입구에서 장기 시위를 벌여 온 주민들은 지난달 17일부터 밀양시청 앞에서도 천막 농성 중이다.

반면 얼음골샘물 측은 “절차에 따라 공사를 하는데 주민들이 불법으로 막아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며 “고소, 고발과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의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업체와 주민 갈등에 따른 부작용은 심각하다. 얼음골샘물로부터 고발당한 주민 37명 가운데 손모(46) 씨 등 5명이 지난달 구속됐다가 2명만 풀려났다. 이에 앞서 지난해 1월과 3월에도 주민 20여 명이 고발을 당해 9명이 벌금을 물었다.

업체 측은 공사 방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목적으로 주민 20명의 재산을 가압류하거나 내용증명을 보냈다. 업체가 법적 대응에 나서자 샘물공장 입구에서 농성 중인 주민들은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얼굴을 복면으로 가리고 있다.

또 일부 주민 간에 찬반이 엇갈리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7일에는 ‘감물리 생수공장 저지를 위한 경남지역 범대책위원회’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자 석방과 가압류 해제 △사태 해결에 경남지사와 밀양시장이 적극 나설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13일 밀양에서 집회를 연다.

한편 경남도는 “환경영향조사서를 기한(2년) 내에 제출하지 않아 ㈜얼음골샘물에 내 주었던 ‘샘물개발 가 허가’를 이 날짜로 취소했다”고 밝혔다. 가 허가는 재신청이 가능하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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