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에디슨, 꿈만은 아니에요” 서울 초등영재 교육현장

  • 입력 2006년 11월 1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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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신정동 장수초등학교 장영실반에서 차형석 교사가 학생들에게 첨성대의 건축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
서울 양천구 신정동 장수초등학교 장영실반에서 차형석 교사가 학생들에게 첨성대의 건축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
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장수초등학교 과학교육실 ‘장영실반’이란 문패가 걸려 있는 과학교육실에 들어서자 스티로폼을 자를 때의 사각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20명의 아이에게 주어진 과제는 ‘첨성대의 구조를 이해하고 직접 만들어 보기’였다. 인터넷과 책을 통해 첨성대의 특징을 미리 살펴본 아이들은 스티로폼으로 ‘나만의 첨성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첨성대의 블록 크기는 물론 전체적인 균형까지 스스로 생각해서 만드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은지 심각한 표정들이다.

강다연(12·지향초교) 양은 “스티로폼 블록을 무작정 쌓아 올리면 첨성대가 아니라 한쪽으로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이 되기 십상”이라며 “어떻게 해야 블록이 똑바로 올라가면서 윗부분의 폭이 점차 좁아질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을 가르치는 차형석(38·장수초교·한국과학발명놀이연구회 로켓본부장) 교사는 “교사가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자극을 줘 직접 답을 구하게 한다”고 말했다.

장영실반은 올 9월부터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하고 있는 ‘영재학급’이다. 현재 서울시는 학급당 20명씩 11개 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4개 학급은 과학, 7개 학급은 수학 영재학급이며 초등학교 5학년생이 대상이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영재교육원에서 매년 초등학생 1155명을 교육하고 있지만 영재교육을 확산하기 위한 조치다.

이들은 국립서울과학관이나 교육정보연구원 탐구학습관 현장학습, 엔진·물로켓 설계 및 제작, 모형항공기 제작 및 비행 등의 활동을 하며 실습 위주로 배우고 있다. 평일 방과 후와 주말을 이용해 연간 100시간을 교육받아야 한다.

학부모의 영재교육 욕구가 늘어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영재교육 대상자를 늘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영재학급 교육생을 내년부터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초등 4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영재학급을 6개 학교에서 12개 학교로 늘리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도 내년 영재교육 대상자를 올해보다 165명 늘려 96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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