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동서남북/외형보다 내실… 남도축제의 성공학

  • 입력 2006년 11월 1일 0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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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에서는 한 해 46개의 지역축제가 열린다. 소규모 축제까지 합하면 70개가 넘는다.

5일마다 축제가 열리는 셈이지만 관광객에게 호평을 받는 축제는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 축제 프로그램이 ‘그 밥에 그 나물’로 특색이 없는 데다 자치단체들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노력도 부족한 탓이다.

그러나 최근 끝난 몇몇 축제에서 지역축제의 성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달 29일 폐막한 제5회 대한민국농업박람회에는 6일간 65만 명이 몰렸다. 70억 원의 수출 계약, 165억 원의 유통업체 약정판매 등 성과도 올렸다. 5년 전 1회 때 관람객 3만2000명, 농산물 판매액 5100만 원과 비교해보면 괄목할 만하다.

이는 박람회를 전시 위주에서 ‘돈 되는’ 참여형 축제로 꾸준히 업그레이드한 결과다.

지난달 29일 끝난 해남군의 명량대첩제는 ‘선택과 집중’을 극대화한 축제였다. 공연 및 전시행사를 줄이는 대신 울돌목에서 정유재란 당시 조선 수군의 주력함이었던 판옥선과 왜선의 전투장면 재연에 역량을 집중해 전국에서 5만 명이 모이는 등 ‘대박’을 터뜨렸다.

청자문화제(10월 14∼22일)를 끝낸 뒤 ‘지난해보다 관람객이 100만 명 줄었다’고 밝힌 강진군의 ‘고해성사’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강진군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축제 관리를 위해 올해 처음 관람객 수를 일일이 센 뒤 그간 축제에서 관람객 수를 부풀렸다고 ‘용기 있게’ 시인했다.

관람객 수를 제대로 세지도 않고 축제가 끝나면 으레 ‘사상 최대 인파가 모였다’며 주먹구구식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자치단체장 낯내기에만 치중하는 일부 자치단체들이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정승호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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