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제조-판매사 지분 실제 소유주는 제3자일수도”

  • 입력 2006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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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성인게임기인 ‘바다이야기’가 점차 권력형 비리를 일컫는 ‘게이트’의 양상을 띠어 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인 노지원(42) 씨는 왜 바다이야기 관련업체에 들어갔을까, 경품용 상품권은 어떤 경로로 무더기 인허가를 받았을까….

▽제3자 지분 소유 의혹=검찰은 지난달 사행성 성인게임기 바다이야기 제조업체인 에이원비즈 대표 차용관(36) 씨와 판매업체인 지코프라임 대표 최준원(35) 씨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제3자가 실제 지분을 소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이 필요한 사유를 명시했다.

주주 명부에 에이원비즈 지분 20%를 갖고 있는 것으로 돼 있는 개발이사 김모 씨가 검찰 조사과정에서 “나는 지분이 얼마인지도 모른다”고 진술했기 때문.

▽상품권 인증 지정과정 의혹=문화관광부는 지난해 3월 31일 22개의 경품용 상품권을 인증해 공고했으나 검증심사 결과 22개 업체 모두 허위서류를 제출, 가맹점 확보 미비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는데도 인증을 내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자 문화부는 석 달 뒤 22개 상품권의 인증을 취소하고 7월 상품권 지정제로 전환했으나 새로 지정한 상품권 발행업체 19곳 중 11곳은 앞서 허위 자료 제출로 인증이 취소된 업체였던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국무조정실, 왜 영등위 규제심사 요청 반려했나=영상물등급위원회가 2004년 10월 22일 국무조정실에 바다이야기의 사행성을 낮추기 위한 규제심사 요청을 했으나 국무조정실이 이를 반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등위는 20일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실에 보낸 공문에서 ‘게임물의 사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등급분류기준 세부규정안을 마련해 국무조정실에 규제심사를 요청하였으나 국무조정실이 과도한 규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2004년 10월 29일 반려 조치했다’고 밝혔다.

당시 영등위가 마련한 세부규정안에는 게임 시간과 배당금액을 낮추는 안이 포함돼 있었다. 영등위 관계자는 “만약 2004년 10월 말 영등위 규정안이 받아들여졌다면 한 달 반여 뒤 허가가 난 바다이야기는 모두 폐기 처분돼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덕 볼 생각 있었던 것 같다”=노지원 씨는 우전시스텍이 자신을 영입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 덕을 볼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씨는 19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우전시스텍의 이모 전 대표가) 당초 최고경영자(CEO)를 제의했지만 청와대에서 ‘조심하라’고 당부해 이사를 맡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해철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노 씨가 공동대표직을 제의받았을 때 ‘그만두라’고 했고, 이 전 대표에게 ‘대통령 조카라는 신분을 사업 목적으로 이용하지 마라’고 수차 경고했다”고 밝혔다.

▽노 씨 유상증자 관련 의혹=노 씨가 2003년 9월 우전시스텍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 증자 대금을 전액 다른 사람에게서 빌려 조달한 과정도 의혹을 낳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당시 노 씨는 증자에 참여했던 공동 투자자에게서 돈을 빌려 증자 자금을 댔다. 그러나 돈을 빌려준 투자자가 누구인지와 그가 왜 2억5999만 원이라는 거액을 노 씨에게 빌려주고 굳이 노 씨를 증자에 끌어들였는지가 밝혀지지 않았다.

▽무한투자, 임원 중 왜 노 씨만 남겼나=노 씨는 지난해 10월 무한투자가 우전시스텍을 인수했을 때에도 우전시스텍의 임원으로 살아남았다. 이는 보통 최대주주가 바뀌면 임원이 교체되는 업계의 관례와는 동떨어진 것.

특히 무한투자는 우전시스텍을 인수하면서 등기 임원 7명 가운데 노 씨를 제외한 6명을 모두 사퇴시켰다. 결국 무한투자가 우전시스텍을 인수하면서 유독 노 씨만 남긴 것은 그가 현직 대통령의 친조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3·1절 골프’ 멤버도 상품권 업체=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이른바 ‘3·1절 골프’ 멤버였던 부산지역 상공인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삼미가 골프 회동 2주일 뒤인 3월 15일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경품용 상품권 지정 현황’에 따르면 ㈜삼미는 올해 7월까지 지정 3개월여 만에 모두 4080억 원어치의 경품용 상품권을 발행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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