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히딩크 기념사업 줄줄이 취소…취소

  • 입력 2006년 5월 22일 0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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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기리는 기념사업이 대부분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될 전망이다.

히딩크 감독이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던 2002년 6월. 제주도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선도프로젝트의 하나로 서귀포시 예래동에 조성할 휴양형 주거단지에 6만8000평 규모의 ‘히딩크 타운’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히딩크 감독이 제주를 방문할 때 묵을 수 있는 숙소로 제공하고 일반인에게는 관람지로 공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건설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추진 중인 휴양형 주거단지는 현재 70%가량 토지매입이 이뤄졌다.

하지만 마스터플랜에는 ‘히딩크 타운’이 포함되지 않았다. 발표를 해놓고 후속조치가 전혀 없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관계자는 “히딩크 타운 조성에 따른 협의를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제주 남제주군도 안덕면 용머리관광지에 15억 원을 투자해 히딩크 공원을 만들려는 계획을 취소했다.

용머리관광지 해안에 마련한 ‘하멜 상선’의 3평 남짓한 공간에 히딩크 감독 및 선수 사진과 기념품 10여 점을 전시하는데 그쳤다.

대구시 동구는 2002년 소공원을 만들면서 ‘히딩크 공원’으로 이름 지으려다 히딩크 감독이 대구와 관련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철회했다.

전남 강진군은 ‘네덜란드촌’에 히딩크 기념관을 만든다고 발표했다가 예산이 없어 중단했다.

제주대 양덕순(梁德淳·행정학) 교수는 “인기영합을 위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며 “실현가능성이 없는 시책은 결국 불신만 부른다”고 지적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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