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하노이-서울시 ‘홍강개발’ 내달초 본계약

  • 입력 2006년 4월 18일 03시 05분


코멘트
하노이 시가지 너머로 보이는 홍 강은 중국 서남부에서 발원해 멀리 통킹 만으로 흘러간다. 수도 서울을 흐르는 한강이 한국을 상징하듯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시를 지나가는 홍 강도 그런 존재다. 사진 제공 서울시
하노이 시가지 너머로 보이는 홍 강은 중국 서남부에서 발원해 멀리 통킹 만으로 흘러간다. 수도 서울을 흐르는 한강이 한국을 상징하듯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시를 지나가는 홍 강도 그런 존재다. 사진 제공 서울시
“한강처럼 개발해 달라.”

지난해 말 실무 협의를 위해 베트남 하노이 시를 방문했던 서울시 ‘홍강개발지원반’ 송상영 팀장은 이 말을 자주 들었다.

러시아를 비롯해 동유럽 여러 나라를 다녀 봤지만 한강만큼 홍 강과 비슷한 하천이 없다는 것이다.

“한강과 홍 강은 닮았습니다. 하노이 옛 시가지가 홍 강 아래에 위치해 있어 강남과 강북이 서울과 다를 뿐입니다. 정비되기 전 한강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한강의 기적’에 뒤이은 ‘홍 강의 기적’을 바라는 베트남의 기대심리도 담겨 있다고 생각됩니다.”

홍 강 40km 구간 3182만 평을 정비하고 주변 지역에 산업·주거·국제관광 단지 등을 조성하는 홍 강 개발사업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사업기간 10년간 200억 달러를 투입할 방침이다.

개발계획 수립 비용의 90%를 서울시가 부담하고, 개발 과정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2005년 9월 체결한 서울시와 하노이 시가 다음 달 초 본계약을 체결한다.

서울시는 홍 강 개발지원을 위해 올해 100억 원과 내년 100억 원 등 200억 원의 국제협력기금을 만들고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또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긴 홍 강 개발지원사업 세부계획이 이달 말 완성될 예정이다. 16일부터는 4박 5일 일정으로 하노이 시 도시계획건축국장 일행이 방한해 홍 강 개발에 대해 협의하고 한강을 둘러본다.

한강종합개발과 강남개발을 합쳐 놓은 규모의 홍 강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 베트남에 한국 건설 붐이 일어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측은 “하노이 시가 ‘공사 입찰 때 한국 업체를 중심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특히 한강 개발 경험이 있는 대형 건설업체들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이 홍 강 정비에 적극성을 띠는 것은 인구 집중, 주거 공간 부족 등 급속한 산업화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화에 따라 농촌인구가 도시로 집중되면서 홍 강 제방 안쪽에 무허가 주택을 짓고 사는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홍 강 제방 안쪽에 17만 명이나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하노이 시가 서울시에 밝힌 개발구상은 △제방 정비를 통해 무허가 주택 정비 △압구정동 이촌동 등이 하천지역에서 아파트단지로 바뀐 것처럼 일부 하천지역을 고밀도 주거단지로 개발 △한강의 올림픽대로, 강변북로처럼 양쪽 제방을 따라 도로 신설 △화물선이 통킹 만에서부터 하노이까지 들어오도록 하천 정비 △둔치에 시민공원 등 녹지 조성 등이다.

하노이 시는 차관을 도입하는 한편 선투자하면 신도시의 토지사용권을 주는 방식으로 민간투자를 유치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서울시는 덧붙였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