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2000년 이후 논술제시문 어떤 책 많이 인용했나

  • 입력 2006년 3월 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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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고전 ‘장자’가 2000년 이후 주요 대학의 대학입학 논술고사에서 제시문으로 가장 많이 인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장자는 고려대와 경희대에서 각각 2번 출제된 것 외에 경인교대 부산대 서울교대 성균관대 전남대 논술고사에서 제시문으로 등장해 모두 9번이나 출제됐다.

이는 ㈜유레카엠앤비가 2000∼2006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18개 주요 대학의 논술 기출문제에 출제된 제시문 474건을 분석한 결과다.》

▽자주 등장하는 고전들=장자에 이어 ‘논어’가 5번 출제돼 뒤를 이었다. 논어는 경희대에서 4번이나 출제됐다.

‘맹자’도 고려대 동국대 부산대 연세대에서 각각 1번 제시문으로 등장했다. 장자 논어 맹자 등 이른바 대표적 동양 고전이 18차례나 출제된 것이다.

서양 고전 중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 4번,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가 3번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외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인 ‘수사학’ ‘정치학’ 등도 제시문 단골 메뉴로 꼽혔다.

제러미 리프킨도 ‘접속의 시대’ ‘노동의 종말’ ‘바이오테크시대’ ‘소유의 종말’ 등 여러 저서에서 모두 5번이나 출제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논술고사 제시문에 자주 등장하는 저자로 조사됐다.

한국 고전 중에서는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일연의 ‘삼국유사’, 남구만의 ‘약천집’이 각각 2번 출제됐다.

유레카논술 박홍순 대표강사는 “장자는 대부분 우화나 비유여서 의미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아, 특히 난이도가 높은 논술 제시문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교과서 비중 높아질 듯=출제 제시문은 서양 고전이 60%, 한국 고전 27.3%, 한국을 제외한 동양 고전 12.7% 순이었다. 동양 고전의 경우 전체 출제 비중은 낮지만 장자 논어 맹자 등 대표적인 고전이 반복 출제돼 수험생이 느끼는 실제 출제 빈도는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작품 유형별로는 철학 사회학 경제학 등 인문사회분야 고전이 62.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소설 12.3%, 신문과 저널 7.9%, 수필 6.4% 순이었다.

교과서는 2.7%로 출제 비율이 낮았지만 서울대의 ‘2008년 이후 논술 예시문항’과 교육인적자원부의 논술 가이드라인 등을 종합할 때 앞으로 출제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대별로는 1980년대 이후 작품이 절반가량 출제됐다. 1981년부터 2000년 사이에 작성된 작품이 25.1%, 2001년부터 현재까지 작성된 작품이 23.9%로 비교적 최근의 작품이나 자료가 제시문으로 많이 출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강사는 “최근 작품이 많이 출제되고 있는 것은 정보화 세계화로 표현되는 탈산업사회나 포스트모더니즘과 연관된 주제가 문제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현대사회의 변화나 문제점을 고전적 개념을 이용해 분석, 서술하도록 하는 문제가 자주 출제된다”고 말했다.

▽주요 고전은 반드시 읽어라=장자가 9번이나 출제되기는 했지만 2회 이상 반복 출제되는 고전의 비율은 전체 제시문의 6.7%에 그쳤다.

수험생들은 기존에 출제됐던 제시문이 반복 출제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보다는 어떠한 고전이 출제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제대로 독해할 수 있도록 평소에 다양한 고전을 접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장자 논어 맹자 등 대표적 동양 고전은 제대로 읽어 기본 사상을 익혀 두는 것이 좋다. 또 2번 이상 출제된 고전도 일정 부분 검증된 고전이라 볼 수 있는 만큼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할 만하다.

자주 출제되는 고전의 공통점은 현대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주제와 관련해 논쟁적인 요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자유와 평등의 관계, 기계기술 발달로 인한 공간과 시간의 변화, 개인과 사회의 관계, 근대적 합리성에 대한 태도 등은 단골 주제다.

이번 조사는 가톨릭대 건국대 경북대 경인교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교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18개 대학에서 출제한 정시 및 수시 논술고사를 대상으로 했다. 서울대의 경우 논리논술 경시대회의 논제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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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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