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자녀들 동참시켜 살아있는 禮- 孝교육

  • 입력 2006년 1월 27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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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여성문화원이 25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지하광장에서 연 설 차례상 시연회 중 한 어린이가 술잔을 올리고 있다. 홍진환 기자
청년여성문화원이 25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지하광장에서 연 설 차례상 시연회 중 한 어린이가 술잔을 올리고 있다. 홍진환 기자
《‘설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는 까닭은 무엇인가요?’(초등 1학년 2학기 바른생활 교과서)

차례는 명절에 드리는 제사. 음력으로 새해 첫날 돌아가신 조상에게 음식을 올리면서 해가 바뀌었음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면 될까.

젊은 부모에게는 설 차례 자체가 부담스럽고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차례의 의미를 설명해 주면서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면 이만한 ‘효’ 교육도 없을 것 같다.》

○ 차례 전 → “조상님 초대하는 날이야”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돌아가신 조상을 모시고 떡국을 먹는다는 사실을 일러 준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에게는 “제사를 통해 옛날 일과 선조의 일을 돌이켜 봄으로써 자신들이 존재하게 된 근원을 잊지 않게 함”(예기·禮記)이라고 설명한다.

청년여성문화원은 조상들에게 보내는 ‘초대의 편지’를 써 보라고 권한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 평소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쓰고 싶었던 이야기를 적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장보기나 음식 만들기에도 참여시킨다. 만두를 빚거나 꼬치산적을 만드는 일은 유치원생 정도만 되어도 거들 수 있다.

설날이 되면 아침 일찍 일어나 설빔으로 갈아입고 집안의 웃어른에게 세배를 드리기도 하고, 조상에게 차례를 먼저 지내기도 한다.

차례를 지낼 때 남자 어린이는 왼발이 아래가 되게 발등을 포개며 깊이 앉아 절한다.(위) 또 여자 어린이는 윗몸을 45도 각도로 반쯤 앞으로 숙여 절한다. 안철민 기자

○ 차례상 → “음식엔 정성이 담겨야지”

반드시 무엇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한 가지를 마련하더라도 정성으로 준비하면 된다는 것을 일러 준다.

옛날부터 가가례(家家禮)라고 해서 같은 형제끼리도 상차림이 달랐다.

새해에는 주로 떡국으로 차례상을 차린다. 떡국 외에 술 포(북어 상어포 대구포 문어포 오징어포 육포·말린 생선이나 고기류를 사용) 적(고기나 채소 따위를 양념해 대꼬챙이에 꿰어 굽거나 기름에 지진 것) 전(부추전 파전 고구마전·재료를 얇게 썰어 밀가루와 달걀을 묻혀 기름에 지진 것) 김치(고춧가루나 마늘 등의 양념을 넣지 않은 물김치를 사용) 과일(또는 과자)로 차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 차례 절차 → “너희도 술 한잔씩 올려봐”

사당이 있는 집은 사당에서 위패를 모시고 차례를 지내나 대부분의 가정은 거실에서 병풍을 치고 지방을 써서 차례를 지낸다.

순서는 ①신위 모시기-지방을 써서 붙이고 향을 피운 뒤 잔을 내려 술을 따르고 그 술을 모사그릇(모래를 담고 띠 한 줌을 잘라 묶어 세운 그릇)에 세 번에 나누어 붓는다. ②인사 드리기-참석자 모두 두 번 절 한다. ③술잔 올리기-제주(제사의 주인·남편 또는 아내)가 잔을 내려 술을 따른 뒤 지방 앞에 놓고 두 번 절한다. ④수저 올리고 엎드려 기다리기-숟가락을 떡국의 뚜껑을 열어 걸쳐 놓고 젓가락은 반찬 위에 올려놓은 뒤 엎드려 기다린다. ⑤냉수(차) 올리기-물이나 차를 올린다. ⑥수저 내리기-수저를 거두어 제자리에 놓고 그릇 뚜껑을 덮는다. ⑦작별인사 드리기-참석자 모두 두 번 절 한다. ⑧상 물리기-잔을 내려 술을 비우고 차례상을 치운다.

○ 차례 후 → “떡국 먹어야 한 살 먹는다”

온 가족이 음식을 나눠 먹는데 이는 음복의 의미를 지닌다. 곧 복이 담긴 음식을 먹는 것이다. 옛날에는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먹는다고 했다. 그래서 떡국을 먹지 않으면 나이를 먹을 수 없다는 속설도 있다. 아이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다.

친척이나 가까운 이웃 어른들에게도 세배하러 간다. 세배를 할 때 덕담이 오가는데 아랫사람은 나이 드신 분에게 만수무강을 빌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그에 적절한 덕담을 한다.

(도움말=국립문화재연구소 박상국 예능민속연구실장, 청년여성문화원 진민자 이사장, 경기 용인시 예절관 권호정 예절강사, 서울 노원구 사슴어린이집 홍영주 원장)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설 차례 - 상차림 ‘클릭 클릭’▼

조금 더 설 차례와 상차림에 대해 알고 싶다면 국립문화재연구소 홈페이지(www.nrich.go.kr)나 청년여성문화원 사이트(www.표준제례.com)를 방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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