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쿨 폴리스’까지 부르는 학교폭력

  • 입력 2005년 3월 6일 18시 09분


코멘트
5월부터 부산 7개 초중고교에 제복 입은 전직 경찰이 학교폭력에 대응하는 ‘스쿨 폴리스’제가 도입된다. 교내에 ‘학교경찰’이 상주해야 할 만큼 학교폭력이 심각해질 때까지 교사와 학교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금품 갈취, 협박, 폭행, 집단괴롭힘 등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이 열 명 중 한 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침 일찍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학원수업까지 마친 뒤 밤늦게야 겨우 얼굴을 보는 부모는 이런 사정을 모르는 일이 적지 않다. 피해 학생들은 학교 가기가 겁나면서도 보복이 두려워 입을 열지 못하는 실정이다. 스쿨 폴리스가 교내를 순찰한다는 점만으로도 학교폭력 예방에 일말의 기대를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스쿨 폴리스의 효과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열쇠는 스쿨 폴리스, 교사, 가정 및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력이다. 스쿨 폴리스의 상주로 인해 학생에 대한 인권침해나 과잉처벌, 교사에 대한 교육권 방해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 스쿨 폴리스가 도입된다고 해서 학생선도라는 학교의 교육적 책임이 면책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하다.

정부에서 3, 4월을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으로 정했으나 가해자나 피해자가 스스로 신고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문제학생들이 누군지 파악하고 있는 교사가 나서야 한다. 교사들이 사도(師道)를 발휘해 학생폭력서클은 물론 장난삼아 벌어지는 사소한 폭력까지 막아주기 바란다. 자원봉사자들이 법무부 검찰청 경찰청 등과 벌이는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의 활성화도 요망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