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해 넘기는 사업들/①인천 제2연륙교

  • 입력 2004년 12월 13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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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이뤄질 것으로 예고됐던 인천·부천 지역의 숙원 또는 핵심 사업 가운데 상당수가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키다 결국 별다른 진전 없이 해를 넘기고 있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지…. 사업 진행을 기대했던 시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특히 인천·부천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자유구역 조성과 관련해 논란을 거듭하는 사업이 많다. 인천시가 올초 ‘동북아 중심도시 건설’을 목표로 제시한 △복지도시 △문화도시 △환경도시 △지식도시 △국제도시 건설 등 5개 추진 방향을 중심으로 해를 넘기게 된 주요 현안 사업을 7회에 걸쳐 점검한다.》

올해 인천에서는 송도신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제2연륙교의 교각 간 거리(주경간) 산정 문제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와 인천시는 연륙교 건설공사를 당초 8월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제2연륙교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교각 간 거리를 다시 산정할 것을 요구해 착공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논란속 공사 연기=건설교통부가 연륙교의 교각 간 거리(주경간)를 700m로 결정하고 기본설계를 진행하자 인천항을 이용하는 해운업체 모임인 안전인천항발전협의회와 인천항선주협회, 시민단체 등이 7월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교각간 거리를 현행 설계대로 700m로 할 경우 선박의 안전운항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최소 1000m로 늘려야한다”며 설계변경을 요구했다.

또 “건교부와 시가 ㈜일본해양과학(JMS)에 의뢰해 연륙교의 안전성 시뮬레이션을 벌인 결과 선박과 교각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안전성에 대한 용역을 다시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결국 건교부가 연륙교의 안전성 등을 조사하는 용역을 11월까지 JMS에 의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연내 착공이 불가능해졌다.

▽전망=지난달 공개된 용역 결과에 따르면 교각간 거리가 현행 설계대로 건설될 경우 다리 밑을 통과하는 선박끼리 충돌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건교부와 대책위원회는 12일 최종협의회를 열고 교각간 거리를 800m로 늘리는데 합의했다.

건교부는 아멕스사와 협상을 통해 연륙교의 교각 폭에 대한 설계 변경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추가 비용을 누가 분담하는 문제가 아직 걸림돌로 남아 있다.

시가 추가비용을 부담하면 간단하지만 만약 정부가 떠안을 경우 4500원으로 책정된 통행료의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건교부 공항계획과 관계자는 “연륙교의 착공이 늦어져 완공시기도 지연될 전망”이라며 “아멕스사와 재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2연륙교란▼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6월 아멕스사와 제2연륙교 건설계약을 체결했다. 아멕스사는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전문 업체로 연간 매출이 80억 달러에 이르는 대기업.

이 회사가 9094억 원을 들여 건설할 총 길이 12.3km의 연륙교(왕복6차로)는 교각과 다리 상판을 강철 케이블로 연결한 사장교(斜張橋)로 2008년 12월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연륙교가 개통되면 30년 간 통행료를 받은 뒤 국가에 반납되며 송도신도시∼인천국제공항 통행 시간이 15분 이내로 줄어든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제2연륙교 추진 일지▼

○ 2001년 7월 건교부, 영국 아멕스사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

○ 2002년 7월 건교부, 교각 간 거리를 700m 내외로 결정하고 기본설계 진행

○ 2003년 6월 공사계약 체결

○ 2004년 7월 제2연륙교 범시민대책위원회, 안전성 토론회 개최 등 설계변경 요구

○ 9월 대책위, 적정한 교각 폭 결정을 위한 연구용역 실시 요구

○ 12월 교각간 거리 800m 전격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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