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포커스 피플/아동문학 연구가 원종찬씨

  • 입력 2004년 11월 14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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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미래의 주인공으로 인식하는 나라는 동화책에 민족의 자존심과 정신을 담고 있어요. 잊혀져 버린 우리 아동문학 작품을 찾아내 소개하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우리 민족의 정서를 알려주는 일입니다.”

부평여자공업고교 원종찬 교사(46)는 빛을 보지 못하고 잊혀져간 아동문학 작품을 발굴해 정리하고 이를 알리는 인물로 소문 나 있다.

인하대 국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원 교사는 1987년 인천 세일고교에 첫 부임 받아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는 전교조에서 활동하다 89년 해직 당한뒤 월북 작가인 현덕(玄德 ·1909∼?·아동문학가)의 작품을 연구하면서 아동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덕의 작품들을 접하면서 아동문학의 맥이 끊기고 있다고 생각 했어요. 그래서 잊혀져간 근대아동문학을 찾는 노력을 시작했지요.”

그는 94년 부평중학교에 복직한 뒤 ‘겨레아동문학연구회’란 모임을 만들었다. 한글글쓰기교육연구회, 어린이도서연구회 소속 인천 부천지역 회원들이 주축이 됐다.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잊혀진 우리의 아동문학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안겨 줍시다.”(겨레아동문학연구회 첫 모임에서 나온 얘기)

원 교사는 회원들과 함께 육당 최남선이 1908년 만든 ‘소년’에서 부터 1950년까지의 아동 문학 작품 중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찾아다녔다. 원로 문인을 만나 소장 자료를 얻기도 하고, 도서관, 신문사 등을 찾아다녔다.

특히 4년여에 걸쳐 1920∼40년대 동아일보에, 조선일보에 발표된 아동 문학과 잡지, 단행본 등을 남김없이 훑어봤다. 그 결과 1937년 10월 28일 동아일보 실린 임홍은의 ‘동무 동무’, 38년 조선아동문학집에 소개된 이태준의 ‘엄마 마중’ 등을 찾아냈다. 이들 작품은 모두 신문에 소개된 뒤 잊혀져 간 아동 문학.

이렇게 모은 작품들을 99년 ‘새로 찾고 가려 뽑은 겨레아동문학선집’(보리출판사·총 10권)을 통해 발표했다. 원 교사와 회원들은 요즘 1951∼1970년대 아동문학 작품을 발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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