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여자공업고교 원종찬 교사(46)는 빛을 보지 못하고 잊혀져간 아동문학 작품을 발굴해 정리하고 이를 알리는 인물로 소문 나 있다.
인하대 국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원 교사는 1987년 인천 세일고교에 첫 부임 받아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는 전교조에서 활동하다 89년 해직 당한뒤 월북 작가인 현덕(玄德 ·1909∼?·아동문학가)의 작품을 연구하면서 아동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덕의 작품들을 접하면서 아동문학의 맥이 끊기고 있다고 생각 했어요. 그래서 잊혀져간 근대아동문학을 찾는 노력을 시작했지요.”
그는 94년 부평중학교에 복직한 뒤 ‘겨레아동문학연구회’란 모임을 만들었다. 한글글쓰기교육연구회, 어린이도서연구회 소속 인천 부천지역 회원들이 주축이 됐다.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잊혀진 우리의 아동문학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안겨 줍시다.”(겨레아동문학연구회 첫 모임에서 나온 얘기)
원 교사는 회원들과 함께 육당 최남선이 1908년 만든 ‘소년’에서 부터 1950년까지의 아동 문학 작품 중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찾아다녔다. 원로 문인을 만나 소장 자료를 얻기도 하고, 도서관, 신문사 등을 찾아다녔다.
특히 4년여에 걸쳐 1920∼40년대 동아일보에, 조선일보에 발표된 아동 문학과 잡지, 단행본 등을 남김없이 훑어봤다. 그 결과 1937년 10월 28일 동아일보 실린 임홍은의 ‘동무 동무’, 38년 조선아동문학집에 소개된 이태준의 ‘엄마 마중’ 등을 찾아냈다. 이들 작품은 모두 신문에 소개된 뒤 잊혀져 간 아동 문학.
이렇게 모은 작품들을 99년 ‘새로 찾고 가려 뽑은 겨레아동문학선집’(보리출판사·총 10권)을 통해 발표했다. 원 교사와 회원들은 요즘 1951∼1970년대 아동문학 작품을 발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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