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5가구중 1가구 赤字…실질소득 1.6% 증가

  • 입력 2004년 2월 23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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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도시근로자 다섯 가구 가운데 한 가구는 평균적으로 소득이 지출보다 적은 ‘적자(赤字) 살림’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 최하위 10% 계층(가구 수 기준)의 평균 소득이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03년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도시근로자 500만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소비자물가 상승분 제외)은 265만5000원으로 2002년보다 1.6%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1998년(―13.3%)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또 물가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월평균 명목소득은 293만9000원으로 전년보다 5.3% 증가하는 데 그쳐 1999년의 4.3% 이후 4년 만에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하위 20% 계층(약 100만가구)은 지난해 월평균 109만3000원을 벌고 123만9100원을 지출해 소득이 지출보다 14만6100원 더 적었다.

특히 하위 10% 계층(약 50만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78만2000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6%(5만원) 감소했다. 이 계층의 명목소득 자체가 줄어든 것은 9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소득 하위 20% 계층에서 가구주의 근로소득은 전년도에 비해 1.3% 감소한 반면 배우자 근로소득은 53.3%나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는 저소득 계층에서 생계가 어려워지자 배우자가 대거 맞벌이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지출은 228만원으로 1년 전보다 6.8%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교육비가 월평균 22만원으로 11.1% 늘었다. 특히 사교육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충교육비는 전년도에 비해 40.8%나 증가했다.

통계청 권오술(權五述) 사회통계과장은 “사교육비 급증은 대학생 및 대졸자들이 취직을 위해 학원비 지출을 늘리는 등 청년실업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하위 20%의 5.22배로 전년도의 5.18배에 비해 높아졌다. 다만 종합적인 소득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0.306으로 전년도(0.312)보다 불평등 정도는 낮아졌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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