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분규’ 책임 사의표명 송석구 동덕여대 총장

  • 입력 2004년 1월 5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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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사태는 앞으로 사학 경영이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봅니다.”

최근 동덕여대의 학내 분규 사태와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송석구(宋錫球·사진) 동덕여대 총장은 5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송 총장은 이 자리에서 취임 3개월이 되는 2월 5일까지 학교 운영을 정상화시키고 물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송 총장은 “6000명이 넘는 학생의 유급을 담보로 ‘벼랑 끝 협상’이 벌어졌던 상황은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는다”며 “재학생과 교직원이 조속히 교실로 복귀해 ‘진정한 승자’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송 총장은 “‘주인이 없는 대학’이 되면 당장 정체성이 사라지고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선이사 파견이 능사는 아니며, 가족 등 족벌경영진의 해체가 전제된다면 재단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학교 구성원 전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남은 기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교무위원회, 총장선출 연구위원회 등을 신설해 학내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동덕여대에 따르면 현재 6500여명의 재학생 중 1000여명이 수업에 복귀한 상태이며, 앞으로 재단이사 선임 문제만 해결되면 곧바로 수업 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5일 재단과 학내 단체들이 합의안을 마련할 때까지 유급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수업복귀를 원하는 일부 학생들은 인터넷에 카페를 개설해 자체적으로 만든 ‘출석부’를 교육인적자원부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송 총장은 지난해 11월 4일 총장으로 선임됐으나 교수협의회와 학생회측이 “비리재단에 의해 임명된 총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관선이사 파견을 요구하는 한편 수업거부에 돌입했다.

한편 교직원노조는 5일 재단측과 직원들의 복지향상을 골자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6일부터 파업을 푼 뒤 업무에 복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교수협의회와 현 재단이사장측이 신임 이사진 선임 문제에 대해서만 합의하면 동덕여대 사태는 일단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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