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김말복/무용, 정식 교과목 채택해야

  • 입력 2003년 10월 16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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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말복
21세기 국가경쟁력은 문화예술을 중심 척도로 삼고 있다. 따라서 선진 국가들은 예술교육의 국가표준을 제정하는 등 예술교육의 중요성과 가치에 새로이 주목하고 예술을 통한 창의성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예술교과는 음악과 미술 두 과목뿐으로 이 시대의 다양한 예술 장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어 반쪽의 예술교육이 될 우려가 크다. 또 내용에서도 획일적인 기법교육에 치우쳐 상상력과 창의성 계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인 추세는 예술교과에 드라마, 무용, 시각예술 등 다양한 장르를 포함시키는 것인데도 말이다.

무용은 모든 예술이 분화 발생한 모태에 해당하는, 가장 오래된 예술 형태로서 연극과 함께 고대 문명시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사랑받아 왔다. 특히 문화가 발전하고 화려하게 꽃핀 시기에는 더욱 중요한 예술 활동으로 부각됐으며, 20세기가 꽃피운 신체문화 시대에 또 한번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공자와 플라톤이 무용에서 발견한 가치는 바로 교육적인 효용성이었다. 무용은 지적인 활동을 동반한 창조적 표현 활동으로서 신체 움직임에 의해 자기를 나타내는 자기실현의 표현교육이다. 따라서 학교교육에서 무용은 반드시 예술교과로 다뤄져야 하며, 상상력과 창의성 계발은 물론 감성교육을 위한 기초교과의 하나로 설정돼야 한다.

최근 ‘무용교과독립추진위원회’와 ‘연극교과목개설특별대책위원회’는 “모든 국민은 다양한 예술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취지 아래 무용과 연극을 예술교과 가운데 선택과목으로 새로 설정하자는 운동을 시작했다. 윤덕홍 교육인적자원부 장관도 올해 국정감사에서 예술교육 전반에 대해 재검토할 뜻을 밝혔다. 정말 의미 있고 반가운 일이다.

마침 18일에는 서울의 대학로 일대에서 그 운동의 일환으로 세미나, 퍼포먼스 등이 열린다. 이런저런 계기들을 통해 장차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예술을 경험할 수 있고, 반쪽이 아닌 온전한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이화여대 교수·한국무용예술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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