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양식 넙치 근친교배로 부작용

  • 입력 2003년 8월 3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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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횟감의 대표적인 어종인 양식 넙치(일명 광어)가 근친교배로 인한 유전적 열성화가 빠르게 진행돼 생산성 저하와 집단폐사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국내 처음으로 양식 넙치 400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해 근친도(近親度)를 조사한 결과 근친계수(자연산 넙치 0)가 최저 0.034에서 최고 0.12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권고기준 0.01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근친계수 0.12는 사람으로 치면 사촌쯤에 해당하는 수치로 분석대상 넙치들이 유전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근친도가 높을수록 유전적으로 열성화돼 성장이 늦고 질병에 약해 환경변화로 인한 집단폐사 등의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사람이 근친결혼으로 인해 지능이 떨어지거나 기형아가 출산되는 경우가 많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수산과학원은 이처럼 근친도가 높은 것은 1980년 중반 일본에서 수정란을 도입해 넙치의 국내양식이 시작된 이후 7, 8세대를 거치는 동안 어미고기의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한 어미에게서 태어난 새끼들 간의 근친교배가 거듭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 상태로 방치할 경우 근친도가 조만간 심각한 수준인 0.25까지 올라가 넙치 양식 자체가 위험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수산과학원은 자연산 넙치를 ‘어미집단’에 포함시켜 근친교배 방지를 위한 유전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양식어민들의 협조를 받아 근친계수가 높은 어미고기의 폐기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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