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대형 학습지들 “유아시장 잡자”

  • 입력 2003년 2월 17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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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 방문교사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적정한 수입도 올릴 수 있어 주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자료제공 한솔교육
학습지 방문교사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적정한 수입도 올릴 수 있어 주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자료제공 한솔교육
조기교육 열풍이 불면서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유아교육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취학전 아동수는 2001년 574만명에서 2002년에는 515만명, 2003년에는 500만명으로 추산되는 등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가정마다 자녀가 한 두명에 불과해 과거보다 자녀 교육에 쏟는 정성이 더욱 각별해지면서 아동 대상의 교육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삼던 대형 학습지 업체들이 유아교육 시장에 뛰어드는 등 학습지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이들 업체가 앞다퉈 유아교육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초등 교육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사업 확대가 어렵게 된 것이 원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초등학생의 40∼50%가 학습지를 구독하고 있지만 유아의 경우 15∼20%에 머물러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 또 조기교육과 영재교육 바람으로 가정마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유아 시장을 잡아라=국내 학습지 업계 1위인 대교는 지난달 2일 생후 13∼25개월 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새 학습지 ‘소빅스 베베’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영유아 교육시장에 뛰어들었다.

‘눈높이’ 시리즈로 초등학생용 학습지 시장에 주력해 온 대교는 소빅스 베베를 통해 영유아 교육 분야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인다는 계획이다.

대교는 눈높이 유아 단계, 한글땅 재미땅, 유아수학, 슈퍼톡톡 등 기존의 유아 브랜드도 소빅스 브랜드로 통합하고 유아용 음악 학습 프로그램도 출시할 예정이다.

학습지 업체인 교원도 지난해 태교, 한글 등의 영유아상품을 ‘교원아이’ 브랜드로 통합했다.

올해는 ‘교원아이 프리스쿨 스마트’ ‘교원아이 한글 0단계·Ⅱ단계’ ‘교원아이 탐구 Ⅱ단계’ 등 신상품을 더 내놔 유아 브랜드를 강화하고 10만 유아 회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웅진닷컴은 초등 브랜드를 유아 시장으로 확대해 단과목 브랜드는 ‘웅진씽크빅’으로, 전과목 브랜드는 ‘웅진유니아이’로 통일하고 이들 브랜드 아래 유아 신상품을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다. 재능교육은 올해 유아 전문교사와 유아교육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기초를 다진 뒤 본격적으로 유아교육 시장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유아를 가르칠 전문적인 교사와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 등 철저한 준비를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것.

▽시장 지키기 ‘비상’=한솔교육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잘 읽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을 무기로 규모가 큰 학습지 업체의 시장 진출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한솔교육은 지난해 초등교육 사업 시작과 함께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올해부터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한솔교육은 지난달부터 ‘신기한 영어나라’ TV광고를 시작했으며 한글나라에 대한 광고도 곧 실시할 예정이다.

또 지난달 시스템북을 5, 6세로 확대하고 이달에는 명작 동화, 영화 동화 등도 출시했다. 한솔교육 백은희 홍보팀장은 “독특한 유아 교습법과 제품의 고품질로 업계 1위를 고수하는 한편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지도교사 되려면▼

학습지 업계 추산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10만여명의 학습지 교사가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업체별로는 6000∼1만여명씩 된다. 대부분 학습지 관리 교사가 회원 모집을 같이 한다. 학생을 지도하는 관리교사와 제품 영업을 담당하는 상담교사를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학습지 지도교사는 특별한 자격을 갖출 필요는 없다. 초등학생 학습지 지도교사는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유아용 학습지의 경우 전문대 졸업 이상 학력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전공 제한은 없고 연령은 대개 40세 이하다. 선발은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치며 일정한 연수를 받은 뒤 특정 구역을 맡아 회원을 배정받는다.

학습지 교사는 크게 가정방문 교사와 공부방 교사로 나뉜다. 가정방문 교사는 회원 가정을 일일이 찾아가 일정 시간 동안 회원의 학습을 도와준다.

학부모와의 상담도 중요한 업무다. 보통 과목당 1주일에 한 번씩 학생 가정을 방문해 10분간 1 대 1로 지도한다.

유아는 최소한 20분 정도로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다. 공부방 교사는 자기 집이나 일정 장소에서 회원을 그룹으로 분류해 지도한다.

개인별 차이가 있지만 주 5일 근무로 대개 방과후인 오후부터 가정을 방문해 평균 6시간 정도 학생들을 지도한다.

주 1, 2회 자신이 소속된 지국 센터에 모여 동료 교사들과 회의 등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것을 빼고는 독립채산제로 운영된다.

학습지 교사는 통상 비정규 계약직이며 1년마다 새로 계약한다. 1∼2년 근무하면 일정 심사를 거쳐 정규 직원으로 발령내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이들은 직접 회원을 지도하는 것 외에 구역내 학습지 방문지도교사들을 관리하고 구역내 입회회원 실적을 늘리는 등의 일을 맡게 된다.

가르치는 과목이 많을수록 봉급도 많아지지만, 반대로 그만두는 회원 수가 많아지면 그 만큼 봉급이 깎인다. 한마디로 철저한 성과급제다.

신입 교사는 대개 회사로부터 60∼80과목을 인수받아 수업을 시작하며 자신의 능력에 따라 관리 과목 수를 늘려가면 된다.

경력 1년 미만의 교사들은 월 120만∼150만원, 2년 경력 교사들은 200만∼220만원 정도를 받는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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