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땅만 파면 문화재”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8시 42분


최근 울산지역에서 각종 공사도중 문화재가 발굴돼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시 교육청은 내년 3월 개교예정으로 북구 중산동에 24학급 규모의 이화중학교를 신설키로 하고 올해초부터 문화재 발굴조사를 벌였다.

시 지정문화재인 ‘중산동 고분군’에서 35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 건물을 지을 경우 문화재 발굴조사를 해야 한다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발굴조사가 이뤄진 것.

조사결과 이 지역은 삼국시대에 달천광산에서 캐낸 철을 제련하는 장소였던 것으로 밝혀져 문화재청으로부터 학교신축 불가결정이 내려졌다.

시 교육청은 내년에 북구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 모두 5개를 개교할 예정이나 이 일대가 대부분 문화재가 발굴된 지역이어서 학교신축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가 올 연말 분양예정으로 추진중인 북구 매곡지방산업단지에서도 삼국시대 석곽묘와 주거지 등이 발굴돼 분양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밖에도 현재 문화재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북구 산업도로 배면도로(청동기시대) △중구 다운동 아파트 신축부지(청동기∼신라시대)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전철 노선(삼국시대) △언양읍 남천초등학교 신축부지(청동기시대) △중구 병영성 유적(조선시대) △중구 병영교육시설부지(〃) △울주군 교동리 유적지(청동기시대) 등 7곳이다.

울산지역 매장 문화재에 대해 창원대 박물관은 1997년 조사에서 300여곳이라고 밝혔으나 울산문화재연구원은 최근 500∼1000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울산발전연구원 장정남(張正男) 문화재 센터장은 “경주는 AD 300∼700년 사이의 문화재가 발굴되는데 비해 울산은 이보다 앞선 기원전∼AD400년 사이의 문화재가 발굴되고 있다”며 “국내 매장문화재의 ‘보고(寶庫)’인 울산의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철저한 문화재 발굴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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