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강수질 개선… 생태계가 살아난다

  • 입력 2002년 9월 17일 18시 59분


서울의 ‘젖줄’인 한강의 수질이 개선되면서 한강 주변의 물고기 새 곤충 식물 등이 크게 늘어나는 등 생태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부터 올 7월까지 한강 본류(팔당호∼행주대교 하류)와 안양천 중랑천 경안천 등 지천에 대한 생태계 조사를 벌인 결과 물고기 57종이 발견돼 98년 조사때보다 7종이 늘어났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시는 한강개발사업이 끝난 1986년 이후 4년 주기로 한강의 생태계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시 보호어종인 강주걱양태를 비롯해 가숭어 밀자개 갈문망둑 풀망둑 등 12종이 새로 발견된 반면 98년 관측됐던 송사리 딱납줄갱이 가실망둑 등 5종은 이번에 발견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새로 관측된 강주걱양태와 망둑류는 주로 강 바닥에 사는 물고기들로 개발사업때 획일적으로 준설됐던 한강 바닥의 요철(凹凸)이 살아났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계단식인 잠실수중보의 어도(魚道·물고기가 다닐 수 있는 길)는 강준치 누치 등 몸집이 크고 힘이 좋은 어종만 왕래할 수 있어 내년 이후 어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한강의 새는 모두 55종이 발견돼 98년과 같았지만 개체수는 98년 1만8621마리에서 이번에는 3만323마리로 1.6배 증가했다. 큰고니 고니 참수리 붉은배새매 매 등 5종의 천연기념물이 새로 관찰됐다.

양서류와 파충류는 생태계 보전지역인 밤섬에서 환경부지정 보호야생동물인 남생이가 발견되는 등 모두 19종이 관측됐으며, 곤충은 강하루살이 왕잠자리 등 90종이 관찰돼 98년의 64종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번 생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강의 물고기, 꽃과 나무, 새, 뱀과 개구리, 곤충, 동물 등의 정보를 사진과 함께 담은 한강생태지도를 만들어 각 자치구에 배포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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