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감염 재조사' 10명 선임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50분


90년대 초 혈우병 환자 18명의 에이즈 집단감염 사건을 재조사 중인 국립보건원은 당시 조사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을 모두 제외하고 새로운 전문가 10명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16일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감염학, 약학, 혈액학 전문가와 소비자보호원, 한국혈우재단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첫 회의를 갖고 가톨릭대의대 강문원 교수(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장)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강 위원장은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하기 때문에 당시 매혈자와 감염자들의 바이러스 DNA를 지금 분석해도 100% 정확하게 인과관계를 밝힐 수는 없다”며 “따라서 과거 조사자료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역학조사도 함께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보건원은 집단감염 직전 혈우병 치료제의 원료를 제공했던 동성애 에이즈 감염자 2명은 아직도 살아있어 매혈자와 혈우병 환자의 에이즈 바이러스를 비교 분석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野의원들 "철저조사" 촉구▼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최근 다시 의혹이 제기된 혈우병 환자의 에이즈 감염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시균(朴是均) 의원은 질의를 통해 “10년이 지난 지금 이 문제가 다시 제기돼 평생 혈액제제를 맞고 살아가야 하는 혈우병 환자를 불안하게 하고 국가의 혈액관리 사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며 “조사를 투명하게 진행하고 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윤여준(尹汝雋) 의원은 “1992년 당시 정부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했으나 상관 관계를 분명히 밝힐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사건이었던 만큼 (조영걸 교수의) 연구결과가 사실이라면 정부는 마땅히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홍신(金洪信) 의원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국립보건원 감사에서 관련 인사들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진상조사를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 감사원, 복지부, 국립보건원 관계자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자민련 이재선(李在善) 의원은 “재조사는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완전히 중립적인 곳에서 시행해야 하며 외국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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