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청계천복원 3600억 예상…市예산 충당 가능

  • 입력 2002년 8월 12일 17시 45분


이명박 서울시장 - 사진제공 서울시
이명박 서울시장 - 사진제공 서울시
“청계천을 복원하고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문제는 하느냐 마느냐를 따질 대상이 아닙니다. 시기도 논란거리가 아닙니다. 가능한 한 하루라도 빨리 착수해야 합니다.”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12일 낮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청계천 복원과 교통대책’ 세미나에 참석해 “서울을 21세기 동북아시아 금융 및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청계천 복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과 관련해 그동안 각계에서 제기해온 여러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 시장이 밝힌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복원의 당위성〓청계천 복개도로는 이미 그 수명이 다 됐다. 내부에 들어가보면 건강한 사람도 방독면을 쓰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 정도다. 과거 미국측이 주한 미국인들에게 청계천 도로와 청계고가도로를 이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얘기를 듣고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해할 만하다.

21세기는 도시간 경쟁시대다. 중국의 상하이(上海)나 베이징(北京), 일본 도쿄(東京) 등과 견주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청계천 복원이 시급하다. 외국 금융가와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결같이 “쾌적한 환경 등 여건만 갖춰진다면 서울을 금융 중심지로 택하겠다”고 말한다.

▽교통대책〓서울시가 이달부터 청계4가∼마장동 구간 청계고가를 전면 보수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어차피 2년10개월간 이 일대의 교통 통제가 불가피했다. 청계천을 복원하더라도 그 이상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굳이 청계천 복원이 아니라도 어차피 서울의 교통은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위주로 재편해야 한다. 대중교통을 값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다.

8차로 이상 간선도로에 ‘버스 중앙차로제’를 신설하고, 교외에서 서울 도심으로 들어오는 수도권 전철은 두 역마다 한 번씩만 정차하는 ‘격역제(隔驛制)’를 도입해 대중교통의 속도를 좀더 빠르게 하겠다.

▽재원 마련〓청계천을 복원하고 양쪽에 인도와 자전거도로, 편도 2차로씩을 만드는 데는 대략 3600억원이 든다.

이 중 1000억원은 청계고가 보수비용으로 책정됐던 돈을 돌려쓰고, 나머지 2600억원도 시 예산 11조원을 아껴 충당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에는 지하철 9호선 건설 외에 큰돈이 들어가는 대형 공사가 없어 불요불급한 예산을 청계천 복원에 먼저 쓸 수도 있다.

▽수질 및 영세상인 대책〓건천(乾川)인 청계천을 살리려면 하루 5만∼6만t의 맑은 물이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지하수가 하루 2만2000t가량이고, 나머지 3만∼4만t은 중랑하수처리장 또는 팔당지역에서 한강물을 끌어들이면 된다.

영세 상인들은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또 앞으로 청계천변을 재개발할 때는 토지 소유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할 생각이며 적극적으로 업종 전환도 유도하겠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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