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직면한때 통화 집- 애인-어머니 순서"

  • 입력 2001년 9월 21일 18시 33분


미국 테러 대참사 당시 피랍여객기와 붕괴된 건물에 있던 희생자들은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 휴대전화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찾았다.

우리는 어떨까? 동아일보 메트로팀은 결혼정보회사인 ‘좋은 만남 ㈜선우’에 의뢰해 18, 19일 이틀간 대학생 214명과 20∼30대 미혼남녀 609명 등 82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단축키’ 1∼5번에 누구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는지를 물어봤다.

조사 결과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번호를 입력해 놓는 1번에는 집(39.8%)과 애인(34.2%)이 가장 많았으며 친구(8.8%), 어머니(6.6%), 아버지(5.4%)가 뒤를 이었다. 2∼5번에는 친구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형제자매 직장동료 친척 등도 들어 있었다.

남녀 모두 1번에 1위(집), 2위(애인)로 같았으나 3위의 경우 남자는 친구, 여자는 어머니가 많아 차이를 보였다.

또 미국 테러 대참사와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누구에게 전화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집(28.8%)→애인(27.6%)→어머니(21.2%)→아버지(8.4%)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이 때 아버지를 찾겠다는 사람이 어머니의 절반도 안됐다.

개인전화번호가 아닌 119가 7.0%로 4위인 아버지(8.4%)와 근소한 차이로 5위를 차지했다. 마음과마음 정신과 정혜신 원장은 “기능적 성격이 강한 119와 아버지가 비슷하게 나타난 것은 아버지란 존재가 일하고 돈버는 기계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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