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차례 검찰인사 분석]간부급 지역편중 해소 고심 흔적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22분


올해 단행된 3차례의 검찰 인사내용을 분석한 결과는 요컨대 ‘다소 희망적, 그러나 기대수준에는 미흡’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핵심요직의 지역편중 현상이 상당히 개선됐고 재경(在京)지역 검사의 호남편중도 더 악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호남출신 검사들의 핵심요직과 재경지역 점유율은 전체 검사수 대비 호남출신 검사수 비율보다 5∼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서는 “그 정도는 집권 프리미엄이 아니냐”라든가 “호남출신 검사들이 과거 30년 이상 불이익을 받아온 것을 생각하면 심하다고 할 수 없지 않느냐”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검찰이 특정 지역이나 정권에 예속된 조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한 조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논리는 설득력이 약하다.

▽전체 검사〓전체 검사수는 지난해 7월 1191명에서 신규임용 등에 따라 1283명까지 늘었으나 6월 간부인사 후 일부 검사의 퇴직에 따라 8월말 현재 1273명(정원외로 취급하는 심재륜 고검장은 제외)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출신지역별 검사수는 서울 경기 287명(23%), 영남 466명(37%), 호남 285명(22%), 충청 171명(13%), 강원 제주 등 기타 64명(5%)이다. 이 지역별 비율은 지난 10년간 거의 일정하게 유지돼 왔다.

▽영호남 출신 비교〓호남출신 검사들이 전체검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2%인데 비해 핵심요직 점유율은 27%이고 법무부 대검 서울지검 본청 등 재경검사 전체보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8%다. 검사장 비율은 37%. 따라서 호남검사들은 3대 기준지표에서 모두 ‘초과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분석팀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은 핵심요직에서의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낮아졌다. 한 중견검사는 “지난해 동아일보의 검찰인사분석 결과 보도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무부와 대검은 올해 6월 중견 간부 인사때 지역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그 어느때보다 고심하는 흔적을 보였다.

한편 대구 경북 및 부산 경남 출신 검사들은 핵심요직 재경검사 검사장 등 3가지 항목 모두에서 ‘자기 몫’에 미달했다. 전체 검사비율은 37%이나 핵심요직은 20%, 검사장 34%, 재경검사 31%로 나타났다. 과거 영남정권 당시 이들은 중요 보직 점유비율이 40%를 넘을 정도로 ‘초과 혜택’을 누렸었다.

▽서울 경기 및 충청〓특별한 정향(定向)은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 경기의 경우 요직과 검사장 재경지역 점유율이 각각 33%와 10%, 23%이고 충청(대전 충남북)은 각각 20%와 17%, 12%다. 충청지역이 상대적으로 약간 ‘우대’를 받은 흔적이 보이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DJP 공조가 검찰인사에 반영된 것 아니냐’고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DJP공조의 결렬이 다음 인사에서 어떻게 반영될지도 관심거리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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