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대학경시대회 응시차별 논란

  • 입력 2001년 7월 6일 18시 48분


대학들이 각종 경시대회의 참가자 수를 고교별로 제한해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실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들은 경시대회 참가자가 너무 많아 시험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응시자를 제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 학부모들은 대학이 이른바 명문고를 우대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연세대는 전국 809개 고교의 등급을 정해 놓고 학교별로 경시대회에 응시할 수 있는 학생 수를 3∼60명으로 제한했다. 특수목적고 재학생은 학교별로 60명까지, 강남의 입시 명문고와 지방 비평준화 명문고는 30명씩, 그 외 고교는 3∼10명으로 인원을 제한했다.

입학관리처 관계자는 “특목고는 전교생이 모두 경시대회에 참가하려는 경향이 있어 일부로 인원을 제한했다”며 “고교별로 신입생 입학 실적에 따라 인원을 제한하고 있지만 고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인원을 늘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도 전국 700여개 고교를 고려대에 학생을 입학시킨 실적에 따라 분류해 학교별로 3∼100명으로 참가인원을 할당했다.

정장근 입학관리팀장은 “입학 실적이 좋은 학교가 다른 학교에 비해 과학 논술 한문 경시대회 응시자도 많다”며 “고교에서 원하면 인원을 더 배정하고 있어 고교를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수학 과학 백일장 등 경시대회 성격에 따라 참가자를 학교별로 5∼9명씩 균등 배분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학생을 입학시킨 실적이 우수하거나 성균관대생을 교생실습생으로 받아준 학교에는 2배 범위 내에서 응시자 수를 늘려줬다는 것.

그러나 학부모들은 “특정 분야의 우수생을 뽑기 위한 경시대회를 시험관리 때문에 응시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라며 “선배들의 입학 실적에 따라 후배들이 영향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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