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서초구 내곡동 이전 추진

  • 입력 2001년 1월 12일 18시 30분


국군기무사령부(구 보안사령부)가 서울시 외곽지역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기무사는 12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현 청사를 도심 바깥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확정하고 국가정보원이 있는 서초구 내곡동 지역에 20여만평의 부지를 확보, 5만여평의 건물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무사는 그동안 서울시 외곽의 3, 4개 후보지를 검토한 결과 산림과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내곡동 지역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무사가 이전될 지역은 구룡산 남쪽으로 국정원과는 1㎞ 가량 떨어져 있다. 기무사가 이곳으로 이전할 경우 내곡동 지역은 한국의 ‘정보타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는 현 청사와 함께 서소문의 수송부대도 함께 이전할 계획이다. 이전에 드는 총비용은 부지 매입비 500억원, 건축시설비 1000억원 등으로 추산되고 있다. 청사가 이전하더라도 현 청사의 서울지구병원은 그대로 남게 되며 현 청사부지 8000여평 중 병원과 지원시설 3000여평을 제외한 나머지 부지는 매각해 이전비용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기무사는 1913년 건축된 현청사에 71년 육군보안사 시절 입주했으며 79년 전두환(全斗煥)전 대통령 등 신군부가 이끈 12·12사태의 진원지였다. 노태우(盧泰愚)정권 말기 도심 한복판에 군정보기관이 있다는 데 대한 논란과 함께 교외이전이 추진됐으나 93년 김영삼(金泳三)정부가 들어서면서 백지화됐다가 최근 ‘문화의 거리’ 조성으로 인해 이전 요구를 받아왔다.

기무사측은 신청사 이전에 대한 주민 및 환경단체의 반발과 관련, “자연경관을 최대한 살리는 환경친화적인 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주민들에게 일부 시설을 여가활동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열린 기무사’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기무사의 이전결정이 군사정보시설의 ‘블록화’를 초래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당초 서울시는 기무사측에 이전 후보지로 송파구나 강동구 지역을 제안했다”며 “국방부의 이전협의 요청이 들어오더라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해 제동을 걸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철희·윤상호기자>klim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