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대학 분석, "서울대,연·고대 출신 76%"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8시 23분


올 7월 인사를 기준으로 검사 1191명을 출신 고교별로 분석한 결과 고교 평준화가 이뤄지기 이전의 전통적인 명문고 출신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율이 높은 학교는 경기고로 56명(4.7%)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경북고 45명(3.8%), 전주고 31명(2.6%), 광주일고 27명(2.3%), 경복고 25명(2.1%), 진주고와 서울고가 각각 24명(2.0%), 대전고 22명(1.9%)의 순이었다.

그러나 이들 명문 고교 출신 검사수는 매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경기고의 경우 92년 8월 75명으로 전체 검사(867명)의 8.7%를 차지했다가 지금은 점유율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경북고도 73명(8.4%)에서 45명(3.8%)으로 줄어 비슷한 양상.

부산고와 경남고는 92년 각각 26명과 18명에서 현재 15명과 10명으로 비평준화 명문고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의 지역 편중인사 시비 등이 출신 고교를 중심으로 이뤄져 온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명문고 출신 검사들의 퇴조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출신 대학별 분석에서는 검찰 인력의 편중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올 7월 현재 서울대와 고려대가 각각 689명(49%)과 233명(20%)으로 압도적이다. 다음으로는 연세대 84명(7%) 성균관대 73명(6%) 한양대 72명(6%)의 순. 경북대와 부산대가 각각 18명과 16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7개 대학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 셈.

여자 대학은 이화여대가 6명을 차지하고 있다. 경찰대학 출신도 4명이나 된다. 이들은 경찰 간부로 임관했다가 뒤늦게 사법시험에 응시한 경우인데 합격 후 경찰에 남지 않고 검찰을 택해 눈길을 끈다.

특이한 것은 서울대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 92년에는 498명으로 전체 검사의 57%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50%에 못 미치고 있다.

한편 검사들의 평균 연령은 92년 8월 37세에서 95년 3월 38세, 올 7월 38세로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非법학 전공자 비중도 늘어▼

최근 사법시험에서 공대와 의대 등 비법대 출신 합격생이 크게 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검찰 인력 구성에서도 법학 전공자가 아닌 비법대 출신 검사들의 비중이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법대 출신만으로 사법시험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새 사법시험법이 시행될 경우 위헌 여부를 놓고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본보 법조팀과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이민규(李珉奎)교수팀이 92년 8월부터 올해 7월 인사 때까지 전체 검사 가운데 전공이 확인된 검사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법대 출신 검사는 92년 43명으로 전체 검사 867명 중 5%에 머물렀다. 그러나 비법대 출신 검사는 이후 계속 늘어 현재 87명으로 전체 검사(1191명)의 7%를 차지하고 있다.

1191명 중 192명은 검정고시 출신이거나 전공 확인이 안된 검사들이다. 그런데 법대 출신의 경우 대부분 출신대학과 함께 전공이 밝혀지는 것을 고려하면 전공 미확인 검사 중 상당수는 비법대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비법대 출신 검사의 비중은 실제 드러난 수치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비법대 출신 검사 87명의 전공을 세분해보면 사회계열이 51명으로 가장 많고 인문계열이 27명이다. 공대와 자연계열도 각각 4명이 있으며 농대 출신도 1명 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여성 92년 3명서 10배 약진▼

검찰인사 분석에서 지역편중 인사 외에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여성검사들의 약진.

92년 3명에 불과하던 여성검사의 수는 매년 3, 4명씩 증가해 올해 7월 인사 때에는 29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12명의 여성검사가 새로 탄생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검사의 출신대학은 서울대가 11명으로 가장 많고 이화여대 6명,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각 5명, 한양대 2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4개 대학 외에는 여성검사가 전혀 없어 여성검사의 출신대학은 편중현상을 보였다.

여성검사가 이처럼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검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2.4%에 불과해 여전히 미미한 수준. 그러나 최근 사법시험 합격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15% 이상으로 급증하고 있어 여성검사는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전 분야에 걸쳐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는 현상이 검찰에도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지검 남부지청 강수진(姜修眞)검사는 “남자 검사들의 다소 강압적인 수사 방법이 효과적으로 여겨지던 과거에는 여성들이 검찰에 진출하기 어려웠지만 증거와 적법한 절차를 토대로 한 수사는 여성검사들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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