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명간 단행될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의 특징은 ‘차기 구도’의 확립과 ‘세대교체’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박순용(朴舜用·사시8회)검찰총장의 임기가 절반을 넘기면서 검찰내 ‘실세’로 통하는 신승남(愼承男·사시9회)대검차장에게 무게가 실리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신차장과 동기인 강신욱(姜信旭)서울고검장이 대법관에 임명돼 검찰을 떠난데다 이태창(李泰昌)법무연수원장도 자의든 타의든 검찰을 떠나게 됐기 때문이다. 또 사시10회 중에서도 주요 보직에 남아있는 간부는 없다.
이에 따른 연쇄반응으로 세대교체도 이뤄져 사시 12회가 검찰 주류를 형성하게됐다. 12회 출신들은 일부 선배들을 제치고 한꺼번에 3명이 고검장으로 승진하게 됐고 서울과 부산 등 주요지검장 자리도 지키게 됐다.
서울지검장과 대검 공안부장 등에 비호남 출신을 기용하려는 것은 지역안배에 신경을 쓴 흔적으로 볼 수 있는 사례다. 검사장 승진도 지역적으로 골고루 배분됐다.
그러나 인사의 공정성 여부는 다음주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차장검사 이하 일선 검사 인사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서울지검의 한 중견검사는 “실제로 일하는 자리인 재경지청장과 각 지검 차장, 특수부 간부와 중수부 실무자들의 인사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사는 예년보다 한달 빨리,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져 의견이 분분하다.
검찰 인사는 1년에 두차례 이뤄지는데 규모가 큰 하반기 인사는 8월 중순 이후에 단행되는 것이 관례였다. 검찰총장 임기가 2년에 한번씩 8월중에 만료되는데다 법원 인사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검찰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다음달 초 전면 개각을 앞두고 유임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인사권을 행사하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김정길(金正吉)장관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검찰간부에 대한 인사권을 한번도 행사하지 못했다는데 근거를 둔 해석이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