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총점제 폐지-9개 등급제 도입…2002학년도부터

  • 입력 2000년 4월 19일 19시 14분


현재 고교 2년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200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총점과 소수점 점수가 폐지되고 변환표준점수에 의한 총점을 계열별 상위 4%까지 1등급, 7%까지 2등급, 12%까지 3등급 등으로 나누는 9등급의 등급제가 도입된다.

영역별로도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표기되던 점수가 사사오입해 등급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수능등급이 원서를 낼 수 있는 지원자격 기준으로만 쓰이거나 영역별로 반영되어 총점이 합격과 불합격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드는 대신 대학은 수능 영역별 점수와 학교생활부, 면접, 특기, 적성, 자격증, 추천서 등을 주요 전형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교육부는 19일 수험생을 성적으로 ‘줄 세우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98년 10월 발표한 당초 원안대로 총점의 등급 비율을 포함한 등급제를 확정, 발표했다.

수험생은 계열별로 산출한 총점의 변환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상위 0∼4%는 1등급, 4%초과∼11%는 2등급, 11%초과∼23%는 3등급, 23%초과∼40%는 4등급, 40%초과∼60%는 5등급, 60%초과∼77%는 6등급, 77%초과∼89%는 7등급, 89%초과∼96%는 8등급, 96%초과∼100%는 9등급을 받게 된다.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등급은 ‘스태나인(stanine)’ 방식에 의한 것으로 이 방식은 수험생의 평균 점수가 5, 표준편차가 2인 정규분포표의 면적 비율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학이 개별 수험생의 총점 백분위 비율, 변환표준점수백분위 비율 등을 알 수 있는 통계자료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부는 영역별로 원점수와 원점수백분위점수, 표준점수, 변환표준점수, 변환표준점수 백분위점수 등은 현재와 같이 표기해 대학이 총점에서 일정한 등급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영역별 점수를 활용해 전형을 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영역별 각종 점수도 소수점 이하는 기록되지 않아 0.01점 차로 당락이 갈라지는 종전의 불합리한 입시관행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은 2002학년도부터 총점 등급을 1차 지원자격으로 하고 모집단위의 학문 특성에 따라 수능 영역별 점수와 학생부 면접 특기 적성 등 다양한 전형요소를 활용해 2∼3차의 다단계 전형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역별 점수를 합산하면 총점을 알 수 있어 일부 대학은 총점을 기준으로 전형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

또 수험생은 등급 외에는 전국 석차를 알 수 없고 각 대학이 현재보다 더 다양한 전형방법을 도입할 것으로 보여 합격 가능한 대학을 선정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02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수시, 특차, 정시, 추가모집이 수시와 정시모집으로 이원화되고 정시모집의 모집군도 4개에서 3개로 줄어든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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