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토지이용 현황-대책/북한산등 '절대보전지역' 지정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콘크리트 서울.’

서울시 전체 면적의 58%가 집 빌딩 도로 등 ‘인공시설물’로 덮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의 전체 땅 중 49%가 포장돼 있거나 건물이 들어서 있어 빗물이 스며들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6일 시정개발연구원과 서울시립대 등 7개 대학에 의뢰해 1년 동안 공동조사한 서울의 토지이용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토지이용 현황〓서울시 전체 면적(6만768㏊) 중 주택 빌딩 도로 등 인공시설물이 들어선 ‘도시화지역’의 면적은 무려 58.12%에 달했다. 나머지 땅은 산림 하천 초지 군사시설 등 사실상 사람이 살기 힘든 지역임을 감안할 때 서울은 이미 거의 개발될 수 있는 한계까지 개발된 ‘여백’없는 도시가 된 것이다.

인공시설물은 대부분 한강과 각 지천 인근에 집중적으로 형성돼 있다. 특히 80년대부터 아파트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공동주택이 점유한 땅이 전체의 24.81%인 1만5079㏊나 됐다. 재개발의 영향으로 단독주택지역은 2.07%인 1260㏊에 불과했다. 또 △빌딩 등 상업시설이 5.85% △도로 및 관련시설이 8.06% △학교가 3.89% 등으로 집계됐다.

인공시설물이 들어선 면적비율을 구별로 보면 관악 노원 서초 은평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고 강남 강서 마포 서초 성북 송파 영등포 등은 높았다.

시 관계자는 “녹지면적이 급속히 줄어든데다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함에 따라 도시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흙을 밟기 힘든 도시〓서울의 땅 중 콘크리트나 시멘트 아스팔트 등으로 덮여 빗물이 스며들 수 없는 ‘불투수(不透水)토양 지역’이 전체의 49%인 295㎢나 됐다. 산림 하천 등을 제외한 지역의 불투수 토양 비율은 80%를 웃돌았다. 도심에서는 흙밟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태인 것.

중구(76.3%) 영등포구(75.3%) 동대문구(75.1%) 양천구(67.9%) 동작구(67.1%) 등은 불투수토양 비율이 높았고 강서구(33.1%) 강북구 (33.6%) 관악구(39.5%) 노원구(35.4%) 서초구(34.3%) 은평구(39.5%) 등은 그린벨트 지역 등을 끼고 있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처럼 토양이 콘크리트 등으로 뒤덮이면 한여름 ‘열섬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東京) 등 선진국 도시들은 도시개발시 가급적 빗물이 스며드는 투수(透水)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경우 도심 포장률은 34%에 불과하다.

▽대책〓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생태계 보전가치를 1∼5단계로 평가해 앞으로 개발여부 결정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시는 북한산 등 주요 산림지역과 고궁 습지 등 서울 전체 면적의 24%를 절대 보전이 필요한 1등급 지역으로 분류했다. 시는 이들 지역에는 개발사업이나 도로건설 등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뚝섬골프장과 난지도 여의도공원을 비롯해 구로구 항동의 농촌형 취락지, 시내 곳곳의 과수원 등은 개발을 지양하고 생태보전을 우선시하는 2등급 지역으로 분류했다.

토지이용을 제한하면서 개발할 필요가 있는 3등급 지역으로는 강서구 개화동의 논, 불광천 등 건천(乾川), 토지이용 밀도가 낮은 주택지 등 13.13%가 포함됐다. 한편 송파구 잠실일대 아파트단지,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강남구 테헤란로 주변 상업지역 등 서울시 전체 면적의 12.06%는 고밀도 개발 방지를 위한 대책수립이 필요한 4등급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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